7일 만에

다시, 시작

브런치에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날이 22일이었으니까, 글을 못 올린 지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다. 글쓰기를 아예 멈춘 건 아니었지만 글을 쓰지 못한 시간 동안 나름 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게 된 것 같다. 글을 매일 써야 노력한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렇지 못해서 놔버린 느낌도 들었고 정말 내가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 게 맞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은, 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할까, 라는 거였다. 피드백이 필요한 걸까. 그동안은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을까 이렇게 하면 되는 걸까 고민을 많이 했었기에 평가도 받아보고 싶었고 조언도 받아보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엔 평가로 인해 상처를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무엇이 정답인지 헷갈렸다. 구독자 수나 라이킷 숫자로 판단할 수도 있지만 그건 객관적인 것 같지는 않았다. 글이란 건 아무리 잘 써도 취향에 따라 성격에 따라 평가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떤 사람은 솔직한 에세이가 좋다 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지식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할 수도 있다. 어쨌든, 글을 몇 명이 읽든 사람들에게 내보여질 수 있는 곳에 공개를 하는 것이니 독자중심으로 글을 써야 하겠지만 어쩌면 가장 개인적인 글이 낯선 누군가에겐 진심이 담긴, 용기를 줄 수 있는 글이 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젠 조회수나 라이킷 숫자에 연연하고 더 받으려고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난 전문 전업 작가도 아니고 그동안도 아니었기에, 그저 난 나의 이야기를 나의 방식대로 남길 것이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도 다시 시작하고픈 욕구를 심어줄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할 것이다.


며칠 전 첫째 아이와 함께 백화점에 구경 갔다 서점에 들러 에세이 코너를 둘러보며 여러 책들을 조금씩 읽어보았다. 흥미가 생기는 제목의 책을 들어 훑어보다 눈에 들어오는 글이 있었다.


남을 인정해봐요

타인에 대한 인정에 인색해하지 마세요.

영화가 재미없어도 영화관에서 박수를 쳐주세요.
음악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도 환호해주세요.
글이 와닿지 않아도 끝까지 읽어주세요.

사람들은 누구나 남에게 칭찬받고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안 좋게 평가하기보다
그들의 성의와 노력을 봐서라도
조금 너그럽게 평가해주세요.
더 노력하고 인정받고 싶어 할 수 있게 좌절은 주지 마세요.

-김수민 에세이, 너에게 하고 싶은 말


잘 쓰고 싶었고, 잘 썼던 부분을 칭찬받고 싶었다. 그렇지만 어디에서도 칭찬을 들을 순 없었다. 좋은 글이다, 마음에 드는 글이다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없었다. 응원하는 의미로 하트를 눌러주는 사람은 있겠지만, 응원한다는 한마디가 되려 마음이 아팠다. 소질이 있는지 없는지 궁금했는데 물어볼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답답하고 막막했다. 몸이 피곤하다는 핑계로 글을 쓰지 못하는 동안, 글을 올리지 못하는 상항에 글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이 밀려오면서 좌절 아닌 좌절도 했다.

우연히 펼쳐 든 책 속의 글을 보며 나의 상황에 맞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펼치자 마자 내 눈앞에 들어온 짤막한 글이었다.

'글이 와닿지 않아도 끝까지 읽어주세요.'

너 참 잘한다. 이 한마디를 그토록 들어보고 싶었는데 와닿지 않아도 끝까지 읽어주라니. 마음에 와닿으면서도 화가 났다.


결국 잘 쓰고 못 쓰고,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에 각자가 생각하는 좋은 글에 다 부합될 수도 그럴 필요도 없었다. 읽는 사람은 정해져 있고, 읽어 주신 분들과 마음이 통했다면 그걸로 된 거다. 나조차도 모든 작가분들의 글을 다 읽을 수도 공감할 수도 없다. 다만 글을 쓰는 많은 작가분들과 내 마음은 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글로 인정받고 싶고 도움을 주고 싶을 것이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욕구가 마음속 저 밑에서부터 올라오고 있기에 글쓰기를 멈추지 못하는 것일 거다. 조금은 어색하고 서투르면 어떤가. 앞으로의 가능성이 많은데 굳이 사람들의 평가로 그만둘 필요도 없다. 오로지 나의 노력이고 나의 선택이다. 어떤 길을 가든지 말이다.


대신 끝까지 가보자. 그 길이 어디인지, 종착지가 어디인지 모르지만 계속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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