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한테 언제 여보라고 불러줄 거야?

여보야 자기야 내 사랑아~

우리 결혼한 지 벌써 9년 차네. 그동안 우리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당신이 미울 때마다 도망가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결국 나는 당신 옆에 있네. 도망쳐봐도 봤는데 여전히 당신 옆이네. 애들 핑계로 다시 살게 됐지만 사실 내가 나를 지키기 어려울 것 같았어, 한 번도 독립해서 살아본 적이 없었던 나였고 그런 내가 당신과 결혼해서 늘 의지만 했던 것 같아.


홀로 서보려고 많이 노력해 봤는데 자꾸만 내가 포기했지. 이거 했다 저거 했다. 당신 성격에 얼마나 답답하고 미련해 보였겠어. 당신 마음을 모르겠는 건 아닌데...


하나 부탁이 있어. 날 예쁘게 불러줘, 야, 너 이리 와봐.

어제도 베란다에서 날 부를 때 그렇게 불렀지. "너 이리 와봐." 학교 선배가 후배 옥상으로 불러내는 것처럼. 나 겁먹었어. 액체 세제를 넣어야 할 곳에 가루세제를 넣어서 당신 또 내가 엄청난 잘못을 저지른 듯 쳐다보며 말했지. 아무리 그래도 나 당신 아내인데. 살림 실력이 좀 부족한걸 당신도 알기야 알지만 그렇게 경멸 하 듯 날 바라봐야겠어?

내가 가끔 그런 말 하잖아. 만약 죽어서 하늘나라에 간다면 거기선 날 예쁘게 볼 거냐고. 우리 그러지 말자. 서로 부족한 것이 있으면 서로 채워주면 되는 것이 부부잖아. 당신 충분히 우리 가정 위해 열심히 일하는 거 아니까. 당신 충분히 멋진 가장인 거 아니까.

이제 예쁘게 날 불러줘. 여보야~ 자기야~


사랑해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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