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엄마에게
엄마, 내가 엄마의 창이 되어줄게
by 이경진 봄날의 달팽이 May 9. 2022
엄마, 엄마에게 편지를 쓰려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려 하네. 뭐 하나 잘하는 것도 없고 밖으로만 돌던 딸이 결혼해서 엄마 속도 많이 썩였지.
엄마, 때로는 엄마가 미운 날도 있었는데, 아니 많았는데 이젠 그렇지 않게 됐어,
참 이상해. 난 늘 혼자인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았는데 결국 엄마는 내 옆에 있었더라. 내 모든 것을 걱정하고 있었더라, 국민연금 내는 것도 도와주고. 나중에 연금 받을 때 조금이라도 더 받게 해 주려고 추가납부도 도와주고. 그때 엄마가 추가납부한다고 가상계좌로 돈 입금할 때 하나도 아까워하지 않고 정말 즐거운 표정이었어. 엄마 여러 계좌 중 하나에 있던 돈 거의 다 입금했잖아, 엄마가 아빠 퇴직하고 받는 연금에서 따로 떼어내 저금한 돈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해외여행 한번 다녀와보지도 못하고 그 돈 나한테 다 준거나 마찬가지잖아,
엄마, 앞으로도 엄마에게 계속 편지를 쓸 생각이야. 내가 벌써 셋째를 낳고 나이도 30대 후반을 넘겼네. 막내가 얼마나 예쁜지 몰라, 첫째 둘째도, 내가 이렇게 결혼을 하고 보니 아이들하고 추억을 얼마나 쌓게 될지 생각해보니 시간이 그리 많은 건 아닌 것 같더라고 다 커버리면 다 자기 갈 길 갈 텐데.. 이젠 나만 생각하지 않고 우리 가족들 모두 생각하면서 글을 쓰려고.
엄마, 옛날에 우리 어렸을 때 엄마 위해 돈을 쓴 게 거의 없었지. 아빠의 늘어난 런닝과 사각팬티를 엄마가 입었던 생각이 나. 그에 비하면 나는 진짜 돈을 너무 잘 쓰고 사는 것 같아. 정말 풍족한 삶은 아니지만 나름 잘 먹고 잘 사는 것 같아.
엄마 엄마는 우리의 모든 걸 궁금해하잖아. 전화하면 무엇을 먹고 있는지 무엇을 했는지 물어보잖아. 그 전엔 엄마가 꼬치꼬치 캐묻는 것 같아서 싫었는데 요샌 그게 엄마의 관심을 갖는 법이란 걸 알게 되어서 잘 대답해 주려해. 이제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무엇을 했는지 엄마에게 하나하나 알려줄게. 내가 이제 엄마의 창이 되어줄게. 앞으로도 이 편지 계속 기대해줘.
말로는 직접 못하지만 편지로는 해볼게. 엄마 사랑해. 언젠가 이 말 꼭 엄마에게 말로 해줄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