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고의 커리어는 '엄마'다

육아맘의 최고 전성기는 지금이다

Q. 결혼과 육아로 공백이 많은 중년 여성들은 직장에 복귀하는 일을 큰 도전으로 여긴다는데요 이런 여성들을 돕기 위해 세계 최대 구인 구직 소셜 플랫폼에서 이력항목에 이것을 추가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많은 여성이 취업 시장에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는데요 무엇일까요?



A. 직업항목에 전업주부를 추가했다. 그동안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이 직장으로 돌아가고자 이력서를 쓸 때 자신의 휴직기간을 설명할 마땅한 직업 항목이 없었는데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한 구인 구직 플랫폼에서는 전업주부 전업대디 말고도 가족 CEO 최고가정관리자 등의 직함을 추가해 주부들이 당당하게 이력을 드러내도록 배려했다고 합니다.

-옥탑방의 문제아들 김미경 강사 편 중


나는 10살 8살 16개월 된 세 딸의 엄마다. 특별한 사회적 경력은 없다. 무언가를 이뤄내고 기다려야만 할 것 같은 나이에 결혼을 했고, 지금까지 세 딸을 낳아 키우고 있다. 당시 결혼 적령기라 생각했던, 적지도 많지도 않은 나이였던 27살에 결혼을 하고 바로 1년 뒤인 28살에 아이를 낳았다. 사회적인 경력이 없다는 것이 아쉽기도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결혼하고 아이 낳기를 참 잘한 것 같다. 사회적인 위치가 있었다면 일을 그만두거나 쉬게 되면 아쉬울 수도 있었겠지만 그 당시엔 '나'를 설명할 수 있는 특정한 무언가가 없었기 때문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것에 대한 후회나 미련은 없었다.


오히려 지금이 내 인생에 있어서 최고 전성기인 것 같다. 결혼생활 10년 동안 남편과 많은 갈등이 있었고 부모님과도 좋지 않은 감정들이 있었는데 이젠 그 시기가 지나가고 진정한 '나'와 '가족'의 행복을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세 아이들과 함께 하는 정신없는 나날들이지만 그럼에도 나를 설명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 나를 설명해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엄마'와 '글쓰기'다.


어렸을 적에도 책을 좋아했고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었다. 하지만 영 글 쓰는 재주도 없었고 공부도 썩 잘하지 않았다. 결혼 전에는 관심 있는 분야의 일들을 알바나 계약직, 인턴 등으로 전전했을 뿐이었다. 그러다 남편을 만났고 지금 아니면 결혼을 하지 못할 거란 직감? 아닌 직감이 있었다. 아내 혹은 엄마로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결혼을 또 하나의 인생의 기회로 여겼다. 새로운 일을 도전하는 것처럼 결혼도 내게 도전이자 기회였다. 결혼으로 그동안 이뤄내지 못했던 것들을 이뤄낼 수 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믿었다. 갈등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나이만 먹었을 뿐 마음은 어린아이였다. 독립의 경험도 없이 남편과 결혼해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제야 독립이 무엇인지 깨달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고 지난 10년 동안 결혼생활에서 겪었던 일들이 후회스럽고 원망스럽지는 않다. 그 경험들로 인해서 '나'가 어떤 사람이었고 앞으로의 '나'는 어떻게 살아갈지 설명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힘들었던 경험들이 내 인생에 자양분이 되어 나처럼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다. 완벽하기만 한 결혼생활이었다면 만족감으로 인해 더 나은 삶을 꿈꾸지 못했을 것이다. 자만심에 빠져 그 어떤 사람들과도 소통하지 못하고 '나'라는 울타리에 갇혀 지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리숙하고 미성숙했던 면들이 부끄럽고 창피하지만은 않다. 사람은 누구나 아기로 태어나 성인으로 자라나듯이 사람의 마음도 보고 배우면서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완벽한 사람은 없다. 지식이나 돈 등 물질적인 것, 보이는 것으로 한 사람을 판단할 수 없다. 누구든 살아온 배경과 환경 속에서 여러 관계를 통해 갈등을 겪으며 살아가게 된다. 그 경험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데 바탕이 되고, 힘든 상황을 넘어갈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을 갖게 한다.


'엄마'와 '아내'라는 페르소나가 내 삶의 가장 큰 경험이자 교재이다. '나'혼자만 생각하고 살아왔다면 얻어낼 수 없는 삶의 가치와 기쁨들이 엄마와 아내라는 그릇 속에 담겨 있다. 옥탑아(줄임-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송은이는 엄마는 하나의 인격체를 키워내는 사람이라고 했다. '인격체'. '나'가 아닌 또 다른 누군가를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그동안은 아이를 키워내는 것이 사람으로서 너무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 정신적인 성장이 아닌 육체적 성장만을 생각해 왔던 것 같다. 아이의 키를 성장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마음을 성장시키는 것 또한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인격체를 키워내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가 하는 것이 내 마음에 확 와닿았다.



옥탑아에서 김미경 강사는 여성들의 경력단절이란 말을 경력이동이란 말로 바꿔 말했다. 직장에서 일하는 것만이 경력이 아니라 전업주부로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하는 것 또한 경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업주부가 되어서 일을 그만두거나 일을 쉬게 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경력이 끊어진 것이 아니다. 육아라는 또 다른 일로 경력을 이동한 것이다. 육아로 돈을 버는 것은 아니어도 육아를 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귀한 가치와 경험들이 있기 때문에, 육아는 돈 이상의 가치가 있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기에 결혼도 출산도 완벽한 모습으로 겪게 되지 않는다. 마음의 준비 또한 결코 다 되었다고 해서 준비된 것이 아니다. 임신과 출산, 육아는 지금까지 겪었던 사회와 가정에서의 세상과는 또 다른 것이다. 부모도 아이와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아이를 돌보고 키우는 것이 부모의 의무이지만

부모라고 해서 윗사람으로서의 권위만을 주장할 수 없는 것이다. 아이 마음의 성장을 위해 부모 자신도 돌아보면서 '나'를 찾아가야 한다. 아이가 부모를 통해 '나'라는 한 사람을 정립시켜 나아가듯이 부모도 진정한 '나'가 누구인지 알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갈등의 원인이 아이나 배우자의 탓이라 여길 수 있다.



사회에서는 위로 올라가기 위해 경쟁을 해야 하고 피할 수 없지만 가정에서는 경쟁구도가 있어서는 안 된다. 내가 더 많이 가지려 하고 받으려 하면 개인의 욕심으로 인해 함께 행복할 수 없다. 그만큼 가정 안에서는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배려해야 한다. 아이들을 돌봄으로써 나보다는 상대를 위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가정이 곧 학교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 나보다 상대를 더 먼저 챙기고 위하는 과정에서 아이도 나도 함께 성장한다. 아이는 부모로부터 온전한 사랑과 수용을 받음으로써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고, 부모는 자신보다 아이를 먼저 위하는 경험을 통해 성숙해진다.


온종일 아이를 돌보는 것은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지만 나의 힘듦으로 아이의 욕구가 충족이 되고, 그로 인해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면 그 어떤 기쁨이나 행복과도 바꿀 수가 없다. 이 경험이 다른 관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더 나은 삶이 되고 더 나은 '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가 되었다고 해서 경력이 끊기거나 없어진 것이 아니다. 엄마로서의 새로운 경력이 생긴 것이다. 그러니 자부심을 갖고 성숙한 나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분명 삶에 긍정적인 전환기가 올 것이다.



내 인생 최고의 커리어는 '엄마'이다.

내 인생의 전성기는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