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한 시간이나 공을 들여 손질한 냉이와 달래
요즘 채소가게에 가면 신선하고 파릇파릇한 봄나물들의 향연에 욕심이 마구 동한다. 보약이라는 자연산 머위도 궁금하고, 풍을 막아준다는 방풍나물도 너무 궁금하다. 다 사고 싶다.
"이 나물은 어떻게 먹어요?" 연세가 있으신 아주머니께 여쭈어 보니 아주 쉽게 설명을 해주신다.
"어이~ 그거슨 살짝 데쳐가지고 된장이랑 고추장이랑 쪼금 느가지고 무치면 돼~ 맛있어~ 요즘 머위가 아주 보약이야~ 보약~ 하나 넣을까?" 말씀이 끝나기도 전인데 아주머니는 벌써 봉지에 나물 묶음을 밀어 넣고 계시다.
'안돼! 욕심대로 이것저것 다 샀다가는 냉장고 안에서 다 썩어 버릴 것이 분명해! 참아야 해! 참자!'
나는 나의 분수를 알고, 넘치는 구매욕을 억누르며, 현명한 주부처럼 딱 두 개, 봄의 시그니처 냉이와 달래를 사서 근엄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가게를 나왔다. (나는 혼자 있을 때 쓸데없이 무척 진지하다.)
내일 아침에 먹을 요량으로 공을 들여 깨끗하게 손질을 막 마치니, 그 자태가 너무나 위풍당당하고 멋져서 사진으로 남기지 않을 수 없다. 역시 냉이와 달래는 봄나물의 제왕이다. 그나저나 냉이는 된장에 조물조물 무치면 되지만, 달래는 어떻게 먹어야 할지 감이 서지 않는다. 달래간장은 나한테는 좀 매워서 좋아하지 않는데... 또 된장찌개는 취약종목이기 때문에 달래를 넣어 끓이는 것도 망설여진다.
그래도 이렇게 열심히 주부로서 봄을 맞이하는 것이 기특하다. 맨날 이렇게 건강하게 먹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약간의 노력이 가상해서 기록으로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