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은 것

쉬고 싶은 날

by 윤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생각하는 날이다. 일보다 감정소비를 더 많이 한 탓에 오롯이 나를 위해 휴가를 썼다.

도서관에서 사노 요코 '사는게 뭐라고' 에세이를 빌려 읽다가 문득 내가 살고 싶은 하루에 대해 쓰고 싶었다.


항상 미라클 모닝과 갓생을 추구하지만 잠의 행복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기에 최소 7시간 이상은 잔다. 7시에는 일어났으면 좋겠다. 새소리가 들리지만 햇살이 너무 가득 비치는 것보다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으면 좋겠어서.


휴대폰 대신 시계를 보고 시간을 체크하고 싶다. 휴대폰을 만지는 순간 휴대폰도 내 손도 머리도 바쁘고 뜨거워진다. 어떤 리워드앱도 안 켜고, 순수하게 아침을 맞이하고 싶다.


방금 명상을 한번 해봤는데 6분 정도 했는데도 효과가 있는지 마음에 안정감이 조금 생겼다. 그래서 아침마다 명상을 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잔잔한 클래식이나 깊게 울려펴지는 타종소리 같은게 참 듣기 좋다.


나는 사실 글쓰고 말하는 직업을 갖고 싶다. 그런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를 표현하고, 내 생각을 표현하려면 경험치를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회사생활을 하는 것 뿐이지 내 진정한 꿈은 그거다. 그렇다고 하면 아침을 간단하게 먹은 후 노트북 앞에 앉아서 글을 쓰겠지, 아니 그 전에 신문기사를 몇개 보고 세상에 너무 큰 일이 일어나지 않음을 확인하는 것도 순서가 되겠다.


집에 짐이 너무 많으면 정리에 대한 압박감이 생긴다. 안그래도 꼼꼼히 청소하지 않을거면 간소하게 필요한 것만 가지고 사는게 좋다. 다만 필요한게 생기면 즉각적으로 살 수 있는 경제적 여유는 있어야 겠지.


화장기 없이 선스틱을 쓱쓱 바르고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간단히 산책한 후 아이들을 데리러 가고 싶다. 하루에도 얼굴을 가능한 자주 보고 각자의 과업을 하는 것을 응원하는 그런 관계. 몸이 좀 날렵해서 가볍게 다니고 싶다. 휴대폰도 좀 가벼워서 주머니에 쏙 들어갔으면 좋겠다. 작은 가방에도 뭘 그리 많이 넣고 다니는지 나도 모르게 보부상이 된다.


마당이 있었다면 텃밭에서 채소들을 쑥쑥 뽑아다가 맛있는 저녁밥을 만들고 싶다.

그때는 우리 가족 모두 있었으면 좋겠다. 하루를 얘기하고 고민을 얘기하고 계획을 얘기하고 하고 싶은 걸 얘기하면서 각자의 생각과 단계를 알아 가고.


선선해지면 저녁에 잠시 산책도 나가고, 아이스크림도 하나 먹으면서 돌아오고.


내가 살고 싶은 하루에 채워넣을 것을 조금씩 생각해야 겠다.


작가의 이전글완벽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