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기 Jun 14. 2019

<어제와 오늘_23>

1년


운전면허를 딴 지 오늘로 딱 1년째다. 내겐 워낙 특별한 일이어서 달력에 기념일로 기록해뒀는데, 아침에 알림이 뜨더라.


‘운전면허취득기념일’


이라고.



오늘은 간만에 여유가 생겨, 엔진 오일을 교환하고 에어컨 필터를 갈았다. 낙원상가에 가 버징이 심해진 기타의 6번 줄을 수리하고 작업실로 왔다. 종로에서 미아까지 오는 길은 혜화동 로터리를 거쳐야 하는데, 좀 복잡하다.


아니나 다를까, 길을 잘못 들어 성북동을 거쳐 왔다. 성북동은 숱하게 걸어 다니던 동네다. 많은 사진을 찍었고, 알게 모르게 그 동네를 떠올리며 글을 썼다. 


그 길을 운전을 하며 지나치니, 조금 쓸쓸해졌다. 아마 그리운 거겠지. 



운전을 해보니, 확실히 덜 걷게 된다. 어딜 가건 주차 가능 여부를 우선하니, 가던 곳만 가게 된다. 


나 같은 사람에게 이건 좀 큰 문제다. 걷지 않으면 사진도 덜 찍게 되고, 글 쓸 거리도 적어진다. 핑계라면 핑계겠지만, 책 읽을 시간도 잘 나지 않는다. 


1년 동안 이리 살았는데, 이거 어디 글 쓰는 사람이라고 해도 되는 걸까. 생각이 많아지는 금요일 밤이다. 



사진은 재작년 3월 성북동 어딘가를 걷다 찍은 사진이다. 설마 저 때가 마지막 성북동 산책은 아니겠지.  




작가의 이전글 <어제와 오늘_2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