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듯했던 기타 레슨
어제 기분 좋은 소식을 들었다.
내게 레슨 받는 분이, 얼마 전 경기도에서 주최한 백일장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한국으로 시집 온 일본 분인데, 멀리서 운전해서 오시는 분이다.
정확한 대회명은 모르겠는데, 이주민 대상으로 한 백일장이었나 보다.
주제는 ‘꿈‘이었고, 기타를 배우는 이야기를 썼다고. 내 덕분이라고 고맙다고 하셨다.
내가 뭐 한 게 있나 싶어 쑥스러웠고, 동시에 내 일처럼 기뻤다. 괜히 뿌듯했고.
꿈과 기타라... 무슨 내용일지 궁금했는데,
나중에 책으로 묶여 나온다며 그때 보여준다고 하셔서, 더 이상 묻지 않고 기다리기로 했다.
날이 날인지라, 전에 쓴 책을 꺼내봤다. <어떻게든 열 곡은 치게 되는 첫 기타책>(위즈덤스타일). 이런 저런 이유로 레슨을 받지 못하는 기타 초보들을 위해, 최대한 상세하고 다정하게? 기타를 가르쳐주는 책이다. 오래간만에 들춰보니 서문에 이런 문장이 보였다.
“책을 쓰는 내내 두근거림에 대해 상상했다. 나만의 기타를 손에 넣는 순간의 떨림, 처음 C코드 소리를 낼 때의 셀렘 같은 시작의 감정. 생각이 아니라 상상인 이유는 긴 시간 기타와 살아온 내겐 많이 흐릿해진 정서이기 때문이다. 다만 확실한 오래전 나는 그런 시작의 감정에 취하고 이끌렸다. 그리고 그 덕에 지금까지 기타를 놓지 않고 있다. 독자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잘 포착해 마음에 품고 오래오래 기타와 함께하길 바란다. 그러면 일상이 약간 더 즐거워질 것을 나는 확신한다. 모쪼록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정말 진짜 간절히.”
과거에 내가 쓴 글을 시간이 지나서 다시 읽는 건, 뭐랄까. 요상한 기분이다. 어쨌건 표현 하나를 고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이 약간 더 즐거워질”, 여기서 ‘약간 더’를 ‘꽤 많이‘라는 표현으로 고치고 싶다는 생각.
다른 악기도 마찬가지겠지만, 기타는 그런 악기다. 일상이 꽤 많이 즐거워지는 악기. 그때 나는 왜 ‘약간 더‘라고 썼을까.
모쪼록 많이들 배우고 연주하며 살면 좋겠다. 혹시 아나. 기타리스트가 되어야지 같은 거창한 꿈 아니더라도, 소소한 꿈이라도 하나 생겨, 더 행복해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