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잘했다

도전 : 군것질 안하기 3일차

by 전푸른

오늘은 평소에 가는 사무실이 아닌 장비 테스트가 이루어지는 클린룸으로 출근했다. 사무실은 자전거로 25분 걸리는데 클린룸은 40분 정도 걸린다. 꺼려지는 거리이지만 요새 동료들이 테스트하느라 대부분 클린룸으로 간다. 그쪽에 가면 뭐라도 듣고 배울까 싶어서 그리로 간다.


먼 거리 이동으로 오전에 더 허기진 기분이었지만 꾹꾹 참고 점심에 싸간 샌드위치를 먹었다. 손바닥 만한 샌드위치 두꺼운 거 하나, 얇은 거 하나 싸갔다. 두꺼운 거 다 먹고 얇은 걸 몇 입 먹었는데 같이 앉은 동료 셋은 식사를 끝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도시락 뚜껑을 닫았다.


동료와 짧은 산책을 하고 자리로 돌아와 굳이 도시락 통을 열고 얇은 샌드위치를 다 먹었다. 딱히 배고프진 않지만 남겨가기 싫은 마음으로 먹었다. 맛있다. 배부른 느낌도 좋다. 날씬이들은 배부른 느낌을 거북해하는 것 같던데. 사실 나도 채식 시작하고 위가 줄었을 때 그랬다. 과식까지 잘 가지 않았고, 혹여 한 끼를 과식하면 다음 끼를 자발적으로 굶었다. 근데 언제 이렇게 자발적으로 다 먹고 금세 또 먹는 인간이 되었지?


다시 또 되돌아가보자. 그런 조짐인지 동료가 주려는 초콜렛을 수월하게 사양할 수 있었다. 오후를 잘 버티고 집에 와 생선살을 넣은 파스타를 푸짐하게 먹고 과일로 끝냈다. 이만하면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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