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살기

얼마나 행복해?

by 김설








성취를 하면 행복한 줄 알았다. 좋은 물건을 소유하고 좋은 집에서 살고 아이를 좋은 대학에 보내고, 이런 욕망을 하나하나 이루면 행복도 하나하나 쌓여서 내 삶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다.하지만 그것들은 내 것으로 만들기도 어려웠지만 만들더라도 쌓이기는커녕 금방 사라지고 다른 행복으로 채워야 할 빈 공간만 커져갔다. 도대체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이상하게도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만을 생각하고 살았다. 어쩌다 행복할 때는 행복한지 몰랐고 불행하면 불행에 빠져 괴로워하는라 불행의 이유를 찾지 못했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서 남의 행복을 시기하고 나의 불행을 저주했다. 이혼을 하면서 거액의 위자료를 받은 친구를 부러워했다. 그 돈으로 아들에게 고액 과외를 시키는 것도 부러웠다. 과외를 받고 모의고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말에는 질투했다. 행복이 보이는 사람과 자꾸만 멀어지고 싶었다. 그들도 불행한 나에게서 떠났다. 달리 방법이 없었다. 행복도 인정하고 불행도 인정하는 수 밖에. 그냥 그것이 인생이었다.










내가 다시 지혜를 알고자 하고 미친 것과 미련한 것을 판별하고자 하여 마음을 썼으나 이것도 바람을 잡으려는 것인 줄을 깨달았도다. 지혜가 많으면 번뇌도 많으니 지식을 더하는 자는 근심을 더하느니라-전도서-



우연히 읽은 성경의 구절이 오래 가슴에 남아 울림을 준다. 나는 지금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 내게 닥친 상황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 불평도 하지 않는다. 늦은 밤 가족들 몰래 잠에서 깨고 죄를 뉘우치지 않는다. 내게 남은 소중한 날들만 생각한다. 그냥 되는대로 살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는 계산을 할 수 없거나 설명이 안 되는 것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행복이 아닐까. 행복은 순간의 느낌으로 왔다가 이내 사라지는 것이라서 얼마나 행복해? 라는 질문에 그저 많이. 하늘만큼 땅만큼. 같은 막연한 대답만 할 뿐이다.기도도 하지 않던 고난의 밤이 지나면 알 것이다. 일상에서 모래처럼 흩뿌려진 작고 사소한 행복을 발견해내면 남의 행복을 질투할 시간도 없다는 것을. 그때부터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으로부터 벗어나 진정 자유롭게 살게 될 것이다. 그런 날이 오면 어렵게 찾아낸 행복과 자유를 자랑하고 싶어질 것이다. 인간은 어쨌든 뭐라도 자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존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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