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좋은 차 한 잔
사실 요즘 저는 제 몸에게 참 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루 이틀이 아니긴 한데, 요즘 들어서 더더군다나 더 힘들게 만드는 것 같아요. 워낙 잠을 잘 못 자는 편인 데다가 생각이 많아진다고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고, 끼니도 거르기 일쑤고요. 여기에 이런저런 일까지 벌여서 컴퓨터 앞에만 몇 시간을 앉아있는 건지. 아마 이런 저의 생활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꽤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군다나 요즘은 건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터라 이제는 몸을 좀 신경 써야 될 것 같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게 바로 ‘눈’이에요. 대부분의 직장인 분들이나 학생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생각해보니 눈이 쉴 시간이 정말 없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하루에 제대로 잠자는 시간이 4시간이 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요즘은 안 그래도 나쁜 눈이 더 안 좋아진 것 같고 피로도 잔뜩 쌓인 것 같더라고요.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신경을 좀 써야 할 텐데 당장 일을 아예 안 할 수는 없으니 미안한 마음으로 결명자차를 끓여냈습니다.
눈에 좋은 차를 떠올리면 흔히 결명자차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저는 결명자차를 꽤 어렸을 때 처음 접했어요. 항상 물을 끓여주시는 어머니께서 저까지 안경을 맞추고 돌아오는 날 항상 끓이던 보리차에 결명자를 넣어서 물을 끓여주셨거든요. 결명자만 끓였으면 아마 먹지 않았을 텐데 보리차와 함께 끓이니 제법 맛이 중화가 돼서 별 반응 없이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지금은 그냥 결명자차도 잘 마시긴 하지만 어렸을 땐 조금 씁쓸하게 느껴졌었거든요.
어쨌든 결명자는 그 이름부터 눈을 밝게 틔우는 씨앗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간의 열을 내려 눈을 맑게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결막염 같은 유행성 질환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요. 또 항균, 항진균, 항혈소판 효과와 더불어 눈으로 가는 혈액 순환을 돕고 세균 감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눈의 통증이나 충열에도 좋은데 결명자 속에 들어있는 베타카로틴 성분이 항산화 작용을 해 눈의 피로도 낮춰준다고 하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결명자의 주요 성분으로는 비타민 C와 에모딘, 카로틴, 캠페롤 등이 들어있고, 각종 필수 지방산과 완화 작용을 하는 안트라퀴논 유도체가 들어있대요. 그래서 옛날부터 간뿐 아니라 고혈압, 위가 약한 사람들의 생약제로 쓰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결명자는 또 변비에도 도움이 되고 차로 마실 경우에는 고혈압과 고 콜레스테롤 혈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복통이나 설사가 있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고 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눈이 나빴던 터라 사실 큰 실감이 나진 않긴 하지만 요즘 들어 눈이 뻑뻑해지고 피곤함이 많이 쌓였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생각해보니 현대인들의 신체 중에서 가장 고생하는 게 눈이지 않을까 싶어서 수시로 결명자차를 마셔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됐습니다. 무엇이든 잃고 나서 그 소중함을 알게 되잖아요. 여태껏 정말 많은 고생을 시켰는데, 앞으로도 고생을 시키지 않을 수 없는 만큼 평소보단 많이 신경도 쓰면서 관리를 잘해줘야 할 것 같아요. 물론 가장 좋은 건 컴퓨터나 휴대폰으로부터 조금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것일 테니 조금씩 그 시간을 줄여보도록 노력하는 것도 잊지 않아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평소에 눈에게 조금씩 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세요. 그리고 그 시간은 따뜻한 결명자차와 함께 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차분(茶分) 한 시간, 보리차'는 보리차처럼 일상적이고 친근한 이야기를 나누며 차분한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차와 함께 하는 일상과 추억, 더불어 차의 효능과 역사 등 차와 관련된 모든 것이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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