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외국인으로의 미국 입국
내가 중학교 2학년 어학연수를 떠났던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베이커즈필드라는 소도시였다. 비록 이번 미국 방문 일정이 짧아 베이커즈필드에 갈 수는 없었지만 비행기 기내 화면 지도에서 보니 반가웠다.
미국에 여러 차례 입국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점은 외국인 신분으로 미국에 입국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이다. 중학교 2학년, 처음 유학을 떠날 때 학생 비자인 F1 비자를 취득하고자 광화문 미국대사관에 여러 서류를 구비해 어떤 미국인과 오랜 시간 면접도 봤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 힘들게 떠난 미국 유학이었다.
중, 고등학교 시절 미국에서의 유학 기록이 남아서 인지 유학 이후로 미국 입국 심사는 나에게 특히나 더 길고 힘든 과정이었다. 레지던트 시절 캐나다 밴쿠버로 입국해서 차로 시애틀에 방문하고자 했었다. 밴쿠버에서 시애틀은 차로 2시간 거리이고,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에 직접 가보고 차로 운전해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간과했다. 차로 넘더라도 미국 입국은 쉽지 않다는 것을.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에 위치한 입국관리소에서 나는 2시간 넘는 시간을 대기해야 했고, 차와 짐, 그리고 나의 신분에 대한 철저한 검사가 진행된 후에야 국경을 통과할 수 있었다. 차로 2시간이면 갈 줄 알았는데, 총 5시간이 걸리게 되었던 힘든 여정이 된 것이다.
이번에도 걱정을 잔뜩 하면서 입국 심사 줄을 기다렸다. 하지만 과거의 나와 달리 지금 나는 기혼 여성이자 의사였고, 학회 참석이라는 명확한 방문 목적이 있었기 때문인지 1분 만에 신속하게 통과되었다.
심사를 무사히 마친 나는 짐을 찾아 렌터카를 빌리기 위해 셔틀버스를 탔다. 이전에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을 때는 항상 누군가 나를 데리러 왔었는데 나의 제2의 고향에 이렇게 관광객이 되어 내가 탈 차를 스스로 빌리러 가는 처지가 되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왠지 모를 서운함도 느꼈다.
너무 오랜만에 와서 미안해. 나도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