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친밀한 태도와 분명한 기준 사이
친근함은 태도, 기준은 책임
스타트업에서 일하다 보면 동료와 친구의 경계가 쉽게 흐려진다.
수많은 시간을 함께 야근하고, 위기를 넘기고, 성과와 실패를 나란히 겪다 보면
관계는 자연스럽게 가까워진다. 또래가 많고, 팀이 작을수록 그 속도는 더 빠르다.
나 역시 동료들과 수평적인 관계 안에서 일하고 싶었다.
권위나 위계를 앞세우기보다는, 설명하고 납득시키며 함께 고민하는 방식이 내게 더 자연스러웠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리더가 되었고, 직급이나 연차만으로 판단을 밀어붙일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다.
함께 여행을 가거나, 주말에 만나 맛집 투어를 다닐 만큼 가까워질 때도 많았다.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일 외적으로도 자연스러운 유대감이 형성됐다.
하지만 일의 순간만큼은 기준과 책임에 대한 선이 명확했고,
그 선은 애써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지켜졌다.
그만큼 나는,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분명하게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믿었다.
관계는 수평적으로, 기준은 명확하게.
그 원칙은 단지 일의 성과뿐 아니라, 관계를 더 오래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토대가 되었다.
동료 관계에서는 역할과 책임이 분명해야 한다.
불편한 피드백도 관계의 일부가 되어야 하고, 때론 감정보다 일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친구 관계는 그렇지 않다. 불편함을 굳이 꺼내지 않아도 유지될 수 있고,
기대와 책임보다는 호감과 감정이 관계를 지탱한다.
이 둘을 혼동하는 순간, 관계도 일도 모두 어정쩡해지기 쉽다.
관계를 지키기 위해 기준을 낮추는 건, 잠시 편할 수는 있어도 결국 오래 가지 못한다.
친근함은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 수는 있지만, 방향을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반대로, 기준이 분명할 때 관계는 오히려 더 오래 간다.
동료와 친구 사이의 경계를 세운다는 건, 선을 긋기 위함이 아니다.
함께 일하는 관계를 더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역할과 책임의 구조를 분명히 하는 일이다.
그 구조 속에서 우리는 일에 대한 기준을 공유하며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친근함은 태도이고, 기준은 책임이다.
그리고 그 균형을 지켜내는 일은 언제나 리더의 몫이다.
항상 쉬운 선택은 아니지만, 리더로서 피할 수 없는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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