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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니 Feb 23. 2023

1,000원 짜리로 3조 매출을 낸 다이소의 비밀

누군가 여러분한테 인생에서 딱 한 번의 시험만 통과하면, 부와 권력을 '평생 보장'해준다고 제안하면 어떨까요? 아마 대부분 죽기 살기로 시험을 치를 겁니다. 한 번만 잘해도 평생이 보장되는데, 그 어떤 노력을 마다할까요. 김이 새는 소리일 수 있지만, 평생이 보장되는 시험이나 기회는 없습니다. 설사 그런 것이 있다고 해도, 보장되는 삶만 쫓아가면 마지막은 실패로 점철될 뿐이에요. 


제가 20대에 등용문 기숙학원에서 심리 수업을 시작하고 수많은 기숙학원을 뚫었을 때, 일부 학생은 박세니가 기숙학원 원장들과 친인척 관계라는 유언비어를 퍼트렸어요. 어떻게 모든 유명 기숙학원에 박세니 선생님의 심리 수업이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며 의구심을 품었죠. 단언컨대 저는 기숙학원 원장님들의 인맥이나 온정에 기대지 않았어요. 그저 학생들의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는 최고의 지식을 가다듬었고, 학생들을 변화시킨 수많은 증명을 가지고 한 분씩 설득시킨 거예요. 만약 제가 중간에 게을러졌고 기본을 놓치기 시작했다면, 원장님들의 눈치만 살피게 되고, 제 수업을 계약을 통해서 보장해달라고 요청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항상 탁월한 강의력으로 수많은 기숙학원에서 오랜 기간 수업을 할 수 있었어요. 

오히려 보장된 삶을 포기하니까 제 수업의 질은 날로 좋아졌고, 더 많은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도울 수 있게 되었죠.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은 야생으로 돌아가면 금방 굶어 죽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먹이가 튀어나오는 보장된 삶만 살다가 사냥의 본능을 상실한 것이죠. 의존적으로 변한 동물은 자급자족할 능력을 잃어버리고, 타인에게 길들여질 수밖에 없어요. 보장된 삶을 추구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온정과 보살핌에 기대는 것을 뜻합니다. 인간은 자신의 의지를 갖고 무언가를 개척하지 않을 때 삶이 보장되어도 무기력하게 변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설명드릴게요. 노인을 대상으로 극진한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원이 있었어요. 직원들은 노인들이 조금의 불편함도 겪지 않도록 지극정성으로 도와줬죠. 하지만 직원들이 모든 일을 대신할수록, 노인들은 더욱 무기력해졌어요. 어떤 이들은 건강이 나빠지기도 했죠. 미국 예일 대학교의 심리학자인 주디스 로딘은 해당 요양원을 대상으로 독특한 실험을 합니다.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게끔 내부 방침을 바꾸고 변화를 관찰한 것이죠. 혼자서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사람은 스스로 갈아입게 했고,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한테는 식물 돌보기를 부탁했어요. 

노인들이 활동을 하니까 생기가 넘치기 시작했어요. 방에만 있던 사람들도 공용 공간에 나와서 즐거운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죠. 25%였던 평균 사망률도 15%로 줄어들었어요. 요양원에 있는 노인들조차도 할 수 있는 일을 주체적으로 하고, 타인한테 모든 것을 보장받지 않을 때 인생의 활력과 즐거움을 되찾은 겁니다. 


보장받지 않은 삶이 어떻게 강자를 만들어내는지 다른 이야기도 들려드릴게요. 다이소의 박정부 회장이 일본 100엔숍에 물건을 수출할 때 있던 일이에요. 100엔숍은 문자 그대로 1,000원 정도의 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균일가 상점이에요. 박정부 회장은 일본 100엔숍에 유리컵에 대한 막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국내에 있는 유리 업체를 찾게 됩니다. 그 중 대기업 계열사인 한 유리 업체와 상담을 진행하죠. 


박정부 회장은 일본에서 100엔에 팔 수 있게 가격을 맞춰달라고 요청해요. 1,000원에 팔리는 유리컵은 들어보지도 못했기에, 유리 업체 담당자는 일언지하에 거절하죠. 하지만 오랜 기간 산업 현장에서 일해온 박정부 회장은 공장장과 함께 공장을 둘러보면서 생산 공정에서 일어나는 비효율을 최대한 줄여서 원가를 절감하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연구를 진행하다가 100만 개를 계속 생산한다면 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박정부 회장은 일본에서 통할 몇 가지 유리 제품을 선별하고, 첫 주문으로 300만 개를 주문합니다. 유리 업체가 사기치지 말라며 놀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이었죠. 이 상품들은 일본 다이소에 들어가기가 무섭게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해요.  


유리 업체의 한 임원은 일본에서 상품들이 판매되는 모습을 실제로 보고 싶다며, 박정부 회장과 일본 출장을 제안합니다. 일본 다이소 본사로 가는 길에 유리 업체 임원은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꺼냅니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 연간 공급 물량 보장 계약서를 500만 달러 이런 식으로 써주시는 건 어떻습니까?"

박정부 회장은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노발대발하며 대답합니다. "물량 보장 계약이라뇨? 그런 얘기를 하려고 따라오신 거면 여기서 돌아가는 게 좋겠습니다." 박정부 회장의 생각에 품질이 좋아서 잘 팔리면 추가 주문이 들어오는 게 당연하고, 품질이 나빠지거나 소비자들이 원치 않으면 도퇴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업체는 각고의 노력을 통해서 주문량을 유지하거나 늘릴 수 있게 품질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죠. 품질과 서비스를 개선할 생각은 먼저 하지 않고, 주문량을 보장해달라는 요구에 박정부 회장의 심기가 불편해진 것입니다.  

 10년간 잘해도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는 게 평판이고 신뢰입니다. 이 말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함부로 타인에게 미래를 보장해달라는 말을 쓰지 못하게 됩니다. 제가 20년 동안 수많은 사람의 무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보장된 삶은 어디에도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뼛속 깊이 받아들였고, 매일 저 자신을 가다듬고 진검승부를 했기 때문이에요. 기억하세요. 내일이 보장되는 삶이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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