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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섬회계사 Aug 15. 2018

나는 비참한 사람입니다

로마서7장14-25절

< 나는 비참한 사람입니다 > 로마서7장14-25절

 

​<가시나무> 노래에는 오늘 본문처럼 인간의 복잡한 모습에 대해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픔 노래들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사도 바울도 선과 악이 공존하면서 원하지 않는 악을 행하는 자신을 이렇게 말합니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누가 나를 이 사망의 몸에서 건져내랴!’(롬7:24)

 

어원적으로 볼 때 곤고한 사람이란 불쌍한 사람, 비참한 사람, 고통을 받는 사람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말씀을 통해 선한 것이 무엇이고, 악한 것이 무엇인지 압니다. 또한 선을 행해야 함을 알고, 선을 행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온전히 선을 행하지 못합니다. 원수를 사랑해야 함을 알지만 그것은 지식이고 소원일 뿐, 원수를 보면 분노와 미움이 솟구칩니다. 축복의 말을 하려 하지만, 어느새 저주와 비난의 말이 입에서 튀어나옵니다. 괴테는 <파우스트>에서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비록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해도, 율법의 요구를 따라 우리 힘으로 의를 행하는 데에는 전적으로 무능한 인간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오래 전 안성기와 박중훈이 주연한, <투캅스>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 “투캅스”에서 안성기가 교회예배를 마치고 나오면서 부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목사님 말씀, 틀린거 하나 없어!”

그날 설교의 주제는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다른 사람에게서 재물 등을 뺏고 괴롭히는 나쁜 사람들은 회개하라는 요지였습니다. 설교 내내 눈감고 손 모아 다소 과장되게 감동하던 안성기가 천연덕스럽게 뱉은 이 대사는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이 대사가 왜 압권인가 하면, 영화에서 안성기는 부패한 경찰의 전형입니다. 업주에게 돈을 뜯는 것은 물론이고, 노점상에게도 당연하게 돈과 물건을 뜯고, 물방울 다이어를 도둑맞은 부잣집에서는 은근한 협박으로 수고비까지 챙깁니다. 그러다 사명감에 불타는 경찰학교 수석졸업 신참 박중훈과 파트너가 되면서 더 이상 부정부패를 하기 어려워지자 여러모로 노심초사를 합니다. 안성기의 부패행각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방해를 하는 박중훈에게 당하던 안성기는 영화에서 독실한 기독교신자입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은 당연히 목사의 설교가 안성기에게 해당되는 것이라고 이해합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안성기는 목사의 설교가 자기를 괴롭히는 박중훈에게 해당되는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안성기는 회개를 하고 교회 문을 나서기가 무섭게 다시 노점상을 비롯해 곳곳에서 뇌물을 받는 등 죄를 범합니다. 극중에서 안성기가 보인 이런 신앙 태도는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아무리 죄를 지어도 믿음으로 용서를 구하면 용서받는다 생각하고, 회개 후에 다시 죄를 짓는 것입니다.

 

오늘 매니저 한 명이 사표를 냈습니다. 우리 회사에 적응을 잘 못하고 있던 직원이었습니다. 휴가는 꼭 챙겨야 하고 일은 알바생처럼 일할 때가 많은 직원입니다. 그래서 사표를 보고 서운한 마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만 두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길이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나 또한 육신에 속했기에 사랑이나 용서보다는 악한 말과 행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직원들이 소중하다고 하면서도 나의 마음에는 죄성이 남아 있었습니다. 매니저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두 가지 마음이 공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죄를 싫어해 죄를 짓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죄에 굴복하고 맙니다. 그때 우리는 탄식하며 바울처럼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라고 탄식합니다. 죄와 죽음의 늪에서 스스로는 결코 빠져 나오지 못함을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를 찾아 부르짖어야 합니다. 십자가를 바라보는 것이 큰 은혜이며 승리하는 삶의 비결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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