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 흔들렸을까

by 지니

나는 흔들리지 않고 살아온 줄 알았다.


그냥 버티면서

여기까지 온 줄 알았다.


그런데 돌아보니

흔들렸던 순간들이 있었다.


회사 일이 힘들고

집안일도 힘들던 때였다.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고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올라왔다.


그때는

그만두고 싶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그만둘 수 없었다.


그동안 저축해 놓은 돈이 있었고

아이들이 있었다.


그 돈이

조금씩 모여가는 게 보였고

그걸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알고 있다.


이제는

공부만 잘한다고 되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만큼

아이의 기회가 달라지는 현실.


학원도 보내야 하고

과외도 시켜야 하는 상황.


그걸 보면서

경제력이 결국 힘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더

그만둘 수 없었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기에

생활비도 두 배로 들어갔다.


나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문제였다.


그때 나는

버티는 쪽을 선택했다.


잘해서가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어서였다.


돌아보면

그때가 가장 흔들렸던 순간이었지만

그 시간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흔들리지 않았던 게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그 자리를 지켰던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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