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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치 Mar 27. 2021

미에로화이바

어릴 때의 기억이다.  시간 넘게 고속도로나 국도를 타야 하는 때였을 거야. 휴게소에 들어가면 고를  있었던 음료수 하나. 다른 곳에 갔을 때는  고르지 않던 투명한 주황색의 유리병을 집어 든다. 차를 한참  탓에 멀미가 심했던  이유라면 이유일 테다. 돌려서 따는 알루미늄 뚜껑은 어려워. 엄마에게 내밀면 마법처럼 열려.

가끔은 잘못 고른 화이브미니. 목구멍을  때리는 탄산 때문에 고갤 저었다. 이건 아냐. 비슷한 이름에 헷갈리는 모양이지만  내키지 않았다.  이후로 휴게소에 가면 미에로화이바를 찾는  수순처럼 굳어졌다.

조금  커서는 세상에 너무나도 많은 달고 시고    안에서 불꽃놀이가 터지는 형형색색의 음료들에 빠져-
글쎄.
미에로화이바는 별로. 식이섬유 같은  관심 없는데.  다이어트 관련된  같고.

그러다... 스물네  때였을까?
새벽  시마다 갈증에 시달리느라 편의점을 들락날락거리던 그때, 이젠 탄산으로도 풀리지 않는 어떤  같은   한복판을 점령하고 있었을 ,
그냥 아주 우연하게 2+1 음료를 대충 고르다가 잡게  추억의 유리병.
편의점 문을 어깨로 대충 밀고 나와 해가 뜰랑 말랑한 새벽 파라솔 밑에 앉아서 내리  병을 마셔버린 이후엔.
게토레이도 이프로도 포카리도 네 캔 맥주도 냉장고에 쟁여본  없는 사람 치고는... 미에로화이바를 분기마다 채워놓고 살게  거다.
무슨 맛인지 아직도 제대로 모르는  맛과 향을 좋아해.
 가지 다른 용량마다 각각의 개성대로 적시에 마실  있는 것도 좋아.
가방에 신나게 넣고 다니다가  미지근해져 버린  마실 .
아무리 뛰어다녀도 터질 탄산 하나 없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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