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남자들을 위한 스타일링
누군가를 보고 따라 옷을 산 적이 있는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는 남자라면 느꼈을 것이다.
"어... 이게 아닌데, 왜 나는 안어울리지?"
왜 그럴까? 우선 스스로가 자신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얘기했다. "너 자신을 알라",
필자도 얘기하고 싶다 "니 자신(色)을 알라".
전 세계 77억명의 사람들 중 피부색이 같은 사람은 단 1명도 없다.
자신이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어떤 술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심지어 어떤 색을 좋아하는지도 알면서 도대체가 자신의 피부색엔 어떤 색이 어울리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분명 그 사람이 입었을 때는 화사한 봄 날의 개나리같던 노란색이 내가 입으니 아스팔트 도로의 중앙선 마냥 칙칙하기 짝이 없는 노란색인 경우가 더러 있을 것이다.
평범한 남자들은 자신의 피부가 어떤 색인지 모르기 때문에 늘 겪는 일인 것이다.
옷만 가지고 봤을 땐 분명 나랑 다를게 없는데, 이상하게 왜 저 남자는 멋있고 나는 어딘가 모르게 어색한걸까?
평범한 남자들을 위한 스타일링 #1
피부톤 파악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쿨 톤(cool tone)과 웜 톤(warm tone).
쉽게 얘기하자면 하얀 피부와 노르스름한 피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것이다. 강하게 햇볕이 내리쬐는 해변에서 신나게 뛰어 놀았는데도 불구하고 구리빛은 커녕 벌겋게 달아오르기만 하는 사람들, 쿨 톤이다. 선크림 반 통은 쥐어짜서 덕지덕지 얼굴에 발랐는데도 불구하고 시꺼멓게 타, '나 바닷가 갔다왔어'라고 광고하는 사람들, 웜 톤이다.
무조건 하얗다고 쿨 톤인 것은 아니다. 창백한 느낌의 피부이고, 주로 회색빛 또는 분홍빛을 띈다.
웜 톤도 마찬가지. 노란색은 다 웜 톤인 것이 아니라 단어 그대로 따뜻한 기운이 도는 피부를 말한다.
'cool'하면 떠오르는 색상들이 뭐가 있을까? 파란색, 하늘색, 은색, 검은색 등이 있고, 'warm'하면 노란색, 베이지색, 주황색, 갈색, 팥죽색 등이 있다.
근데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부분이 있다면, 파란색은 다 쿨 톤인 것일까?
아니다. 파란색이 어디 하나이던가, 파란색 중에서도 비비 톤, 파스텔 톤의 밝은 파랑이 있는가 하면 딥 톤 검은빛이 도는 파랑이 있다.
구분을 잘해야 된다.
사실 쿨 톤, 웜 톤 이분화해서 말했지만 이렇게만 듣고서는 애매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수십년 동안 옷을 입어오면서 누군가에게 어떤 옷을 입었을 때 칭찬을 받았던 기억이 다들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어떤 옷이었고, 어떤 색이었는지 생각해보자.
유난히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화사해보이고 생기가 있어보인 적은 없었는가? 떠올려보자.
옷을 잘입는 남자들은 자신한테 어떤 색이 잘 어울리는지 알고 귀신같이 매칭을 잘한다.
패션 감각이란 타고 나는게 크다. 색을 보는 눈이라던가 오묘한 색의 조합 같은 것들.
필자의 제안을 보고, 차근차근 따라해보자. 어느 순간 자신만의 스타일이 생기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평범한 남자들을 위한 스타일링 #2
톤에 맞는 스타일링
실제로 패션 감각이 없는 남자인 친구들을 주변에 많이 둔 필자는 그들의 스타일링을 자주 해준다.
한 친구 A군은 어디서 봤는지 과감한 분홍색 티셔츠를 청바지에 입고 온 것이다. BTS 뷔씨의 분홍색 머리에서 영감을 얻었단다. 도전에 박수를...
하지만 그렇게 촌스러울 수가 없었다.
문제점이 뭘까? '뷔' 씨는 일단 하얀 피부에 그 자체가 주는 느낌이 밝고 심지어 분홍색의 쿨 톤이다.
A군은 노르스름한 피부에 운동을 좋아하는 덕에 어둡기까지 하다.
그런 피부 톤의 소유자가 분홍색이라니, 화사하게 만들어주기는 커녕 N극과 N극이 만나 서로 밀어내는 듯한 느낌만 잔뜩 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스타일링을 해줬을까?
노르스름하면서 어둡기까지 한 피부는 일단 웜 톤으로 정의를 내리고 시작한다.
나에게 맞지 않는 색은 과감하게 포기하는 법을 일단 가르쳐준다.
사실 굳이 자신이 입는다고 하면 말릴 이유는 없다.
필자의 목적은 자신에게 맞는 색 매치를 통해 보다 세련된 남자로 만들어주기 위함이니깐.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 노르스름하면서 어두운 피부의 웜 톤이라면 밝고 선명한 분홍색보단 딥 톤의 분홍색을 스타일링 해본다. 분홍색 중에서도 브라운 계열의 분홍색이 있다. 웜 톤에게 어울릴 것이다.
목적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피부 톤과 옷의 톤을 맞추기 위함이다.
사실 인간도 색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것이 보기에도 좋다.
이 부분이 스타일링의 핵심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웜 톤에게 잘 어울리는 색들은 대체적으로 이렇다. 노르스름한 베이지색, 카키색, 어두운 파랑색, 황갈색, 쥐색 등등, 쿨 톤에게 잘 어울리는 색들은 파스텔 톤의 색, 흰색, 검은색, 분홍색, 남색 등등.
피부 톤만 가지고 그 사람은 어떤 색을 입어야 된다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잘 어울리는 색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필자가 제안하는 계열의 색 중에서 내 옷장에 어떤 옷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거울 앞에서 여러번 입었다 벗었다 해보는 노력 정도는 해보자. 적어도 세련된 남자가 되고픈 남자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