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트렌드로 들여다본 두쫀쿠의 위력
"엄마, 나 오늘 기숙사 자치위원들 그동안 고생했다고 선물 받았는데 뭐 받았는지 아세요?"
"뭐 받았는데?"
"두쫀쿠요."
"두쫀쿠?"
"두쫀쿠!"
"와, 두쫀쿠는 무슨 맛이야?"
"아직 안 먹었어요."
"왜?"
"집에 가져가서 식구들이랑 나눠먹으려고요. 2개 받았는데 하나는 초코, 하나는 말차예요. 금요일 밤에 같이 먹어요!"
두쫀쿠 구경도 못해본 식구들을 위해 딸아이는 기숙사에서 받은 두쫀쿠를 먹지 않고 집으로 가져왔다. 뉴스나 유튜브에 두쫀쿠가 많이 나오는데 두바이 초콜릿도 먹어본 적이 없어 대체 무슨 맛이길래 이렇게 열광하나 싶었다. 아이는 경단 크기의 두쫀쿠 두 개를 4 등분했다. 가족들은 옹기종기 모여 그 작고 소중한 두쫀쿠를 한 조각씩 입에 넣었다.
"음..."
"흠..."
오물오물 먹어보는데 대체 이게 무슨 맛인지 싶었다. 겉의 코코아 파우더, 마시멜로와 그 안의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태어나 처음 먹어본 음식의 평은 "이게 두쫀쿠구나."였다.
나와 마찬가지로 아이들과 남편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나의 입맛은 요즘 트렌드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이런 유행은 누가 주도하는 걸까?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는 유행들은 SNS도 안 하고 유행에 관심 없는 나에겐 낯설기만 하다. 유행이 시작되면 사봤어요, 먹어봤어요, 만들어봤어요, 비교해 봤어요로 이어지는 끊임없는 콘텐츠들로 넘쳐난다. 어디 이런 것이 두쫀쿠뿐이였을까?
구글에서는 구글트렌드라는 사이트를 통해 검색 동향을 제공하는데 지난 5년간 두쫀쿠와 같이 열풍을 일으켰던 마라탕, 탕후루, 두바이 초콜릿을 비교해 봤다. 웹검색으로 네 가지 유행을 비교해 보면 두쫀쿠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2023년 중반부터 2024년 초까지 1년 동안 유행을 주도했던 탕후루에 반해 짧은 시간 폭발적인 검색증가는 두쫀쿠의 유행이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준다. 나 같은 사람마저도 두쫀쿠가 뭔지 검색할 정도이니 역대 흥행 1위는 두쫀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튜브검색에서도 최근 두쫀쿠의 인기 급상승이 눈에 띄지만 웹검색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마라탕과 탕후루의 유행이 끝날 때쯤인 2024년 4월 오히려 검색이 단시간에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유튜브의 특성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2024년 4월 '마라탕후루'라는 노래('선배 마라탕 사주세요, 그럼 탕후루도?'로 시작하는 바로 그 노래임)가 발매되고 쇼츠로 챌린지가 유행했는데 이 영향으로 마라탕후루 검색어가 폭증한 탓으로 보인다. 단순히 먹는 유행이 즐기는 챌린지로 확대된 결과이다. 뭐든지 유행을 타면 순식간에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진다. 이 영향으로 2024년 6월경 마라탕과 탕후루는 최대 검색량을 기록하고 이후 큰 폭으로 줄어들며 그렇게 유행의 막을 내렸다. 그 뒤에 두바이 초콜릿은 잠시 유행하다 절대강자 두쫀쿠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과연 두쫀쿠의 유행은 얼마나 가게 될까? 위의 두 차트를 보면 탕후루는 1년, 두바이초콜릿은 6개월 정도 유행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마라탕은 관심도가 꾸준하다는 점이다. 이것은 아마도 다른 유행들이 디저트인 것에 반해 마라탕은 새로운 식사메뉴로써 꾸준히 소비되고 있어서이지 않을까 싶다.
아래 두 그래프는 두쫀쿠의 웹과 유튜브검색경향인데 작년 12월 중순부터 시작된 열풍은 1월 중순 정점을 찍고 지금은 다소 관심도가 낮아지고 있다. 아마도 역대 가장 뜨겁고 가장 짧은 유행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은 왜 두쫀쿠에 열광할까? 맛있어서? 남들도 다 먹어봤다니까?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이라서? 하나의 소재로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소비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다. 누군가는 먹고, 누군가는 만들고, 누군가는 팔고, 또 누군가는 이것들을 지켜본다. 이런 유행 아이템은 지루한 일상에 필요한 활력을 짧지만 확실하게 채워준다. 새롭고 자극적이고 강렬하게... 그리고 한번 경험하기에 부담되지 않는 가격으로. 두쫀쿠는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반영한 게 아닐까? 두쫀쿠를 이을 새로운 유행 아이템을 기대해 본다. 과연 두쫀쿠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게 있을까?
자료출처 : 구글트렌드
https://trends.google.co.kr/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