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당신은 지금 몇 박자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까?

시조에서 32비트까지, 우리를 가쁘게 만든 문명의 박자

by 편부효


아버지는 왜 박자를 놓치셨을까 : 속도의 진화론


우리 아버지는 조용필의 노래를 잘 따라 부르지 못하셨다. 그렇게 빠르지 않은 노래였고 음도 높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박자를 자주 놓치셨다. 그때 나는 그것이 단순히 개인의 음치나 노래 실력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 내가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 보니 상황은 뒤집혔다. 이제는 내가 아이들이 부르는 요즘 노래를 도무지 따라갈 수가 없다. 멜로디는 분명 들리는데, 숨 쉴 틈 없이 쪼개지는 리듬과 박자는 몸에 붙지 않는다. 아무리 연습해도 잘 안 된다.


그제야 질문이 달라졌다. 이것은 과연 개인의 능력 문제일까. 아니면 세대의 문제일까.


생각을 더 뒤로 돌려보면 답의 실마리가 보인다.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는 시조를 부르셨고, 그다음 세대는 창을 불렀으며, 아버지는 트로트를, 나는 4박자의 대중가요를 부르며 살았다. 그리고 아이들은 16비트, 32비트로 쪼개진 노래를 부르며 산다. 비트는 세대를 거치며 점점 빨라졌다. 우리는 그 변화를 '발전'이라고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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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57세가 되던 해, 사랑하는 아내 쪙과 함께 363일간 캠핑카로 유라시아와 모로코를 여행 했습니다.캠핑카 에벤에셀은 우리의 집이자 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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