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표르바 Feb 17. 2024

잘 쉬는 방법을 아신다면 조언 좀 해주세요

게으름이 데리고 오는 자책감 때문에 쓰는 반성문

     내게 부지런함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적절한 규율과 생활리듬이다. 그게 어긋나기 시작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게으름이 찾아오는 데, 그 게으름이 혼자만 오는 게 아니라 자기 합리화와 불안감을 같이 데리고 온다. 



    이번 설 연휴에 게으름께서 방문하셨는데 연휴가 지났지만 떠날 생각을 안 하고 있다. 회사 생활을 관두고 혼자 일하게 되다 보니 타인의 압박이 없어지기도 했고, 마음속 한구석에서는 그동안의 속박에 대한 보상심리인지 "자유롭게 일하면 되는 거 아냐?"라는 자기 합리화를 중얼거리고 있다. 한편 또 한 구석에는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감이 마음을 채워나가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서 아무것도 안 하는 나를 자책하고 있는 멍청한 사태가 벌어지는 중이다.



    이런 패턴이 이따금씩 찾아왔었기에, 다시 정상리듬을 찾기는 할 걸 알지만 그럴 때마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리듬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궁금하다. 더군다나 어떻게 자책감과 불안함 없이 제대로 된 휴식을 즐기는지는 나로서는 더욱이 어려운 부분이다. 사실 수년간 마음을 놓은 채 휴일을 즐겨본 적이 별로 없다. 가끔 책이나 강연 등을 통해 멋진 성과를 이뤄내는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이나 업무시간을 보면 휴식이라는 건 내가 스스로 부여하는 나약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또 누군가는 잘 쉬어야 잘 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오히려 바쁘게 일을 하고 있을 때 오는 안도감이 더 편할 때가 있다. 



    나와 반대로 휴식을 정말 순수하게 즐기는 느낌을 주는 사람들을 볼 때가 종종 있는데, 그들은 정말 주어진 시간, 주어진 환경에 맞게 만족하고 그 순간들에서 행복감을 얻는 것처럼 보인다. (내 감정이 아니니 확신은 하지 않겠다.) 나에게는 편히 쉬는 데도 용기가 필요한데, 그래서인지 그런 사람들이 삶을 더 잘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마도 성향상 목표한 바에 가까워지지 않았고, 경제적인 자유가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위하는데, 만약에 그런 목표와 경제적 자유가 생기고 나서도 쉼에 대한 방법을 모른다면 나는 삶을 만족하면서 살 수 있을까 싶은 걱정도 있다. 



    어떻게 하면 오늘 하루에 행복을 느끼며, 쉼에 대한 불안감도 가지지 않을 수 있을까? 요즘은 쇼펜하우어의 '삶은 원래 고통이다'라는 말이 자주 보인다. 사람들이 수많은 미디어에 의해서 자꾸 행복을 강요받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자주 보인다. 나도 미디어에게 조롱당하고 있는 걸까? 나는 나름 신념을 갖고 사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나이 들어가며 어떻게 하면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해 점점 더 어려움을 느낀다.

잘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1. 삶의 리듬이 무너지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기?  
2. 뒷 일은 걱정 안 하고 그냥 내키는 대로 살아보기? (가능한가?)
3. 그냥 남들도 나처럼 산다고 생각하고 지금처럼 살기?
4. 이런 생각조차 사치다. 그냥 생긴 대로 살기?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일종의 반성문이자 다른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삶을 채우는지 궁금해서다. 살아가는 방식에 정답이 어디 있겠냐만은 그래도 답을 찾고 싶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