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의 역사 2
노아에게는 셈, 함, 야벳이라는 세 명의 아들이 있었다.
이 세 아들은 홍수 이후 지금까지 존재하는 인류의 조상이 되었다고 하며, 그중에서 함이라는 아들은 '검다'라는 뜻으로 흑인의 조상이 되었다고 한다.
포도주에 취해 벌거벗고 잠을 잔 아버지 노아를 웃음거리로 여겨 저주받은 함으로 인해 흑인의 노예제를 기독교 문화에서 합리화하기도 했지만... 결국 다 같은 형제이면서 그런 논리는 사악한 짓에 불과하다.
"야훼께서도 알아주는 힘센 사냥꾼"이라고 성경에 묘사된(창세기 10:8~12) 니므롯은 '지상 최초의 권력자', '세계 최고의 영걸'로 번역되기도 하는 고대 바빌로니아의 유일한 왕이었던 님로드 왕이라고 한다. 이 님로드 왕은 함의 장남인 구스의 아들로 노아의 증손자가 되는 것이다.
님로드 왕이 최초의 고대 국가를 건설하며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사람들을 모으면서 했던 공약은 그때까지도 생생했던 할아버지 시대의 끔찍했던 홍수의 기억으로부터 거대한 탑을 쌓아 안전하게 지켜주겠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위의 그림은 네덜란드의 화가 대 피테르 브뢰헬(Pieter Bruegel Ie Vieux)의 그림으로 그는 처음으로 바벨탑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긴 화가이다. 왼쪽 아래 왕으로 보이는 사람이 님로드이다. 당시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본 콜로세움 원형 경기장이 모티브가 된 것으로 보이는 이 바벨탑의 모습은 지금의 주상복합과 같은 거대한 공동주택을 연상하게 한다.
성경에는 바벨탑의 붕괴를 인간의 오만에 대한 신의 벌이라고 한다. 그래서 다시는 이들이 모이지 못하게 언어를 나누고 불신과 오해 속에 전 세계로 뿔뿔이 흩어지게 하였다고 기록하지만...... 지금의 공동주택문제와 함께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기에 모여 살아간다.
하지만 개인의 독립성과 차별성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여 살면 반드시 분쟁이 생기기 마련이다. 위의 그림이 실제 바벨탑의 모습이라고 한다면 저들은 탑을 다 쌓기도 전에 층간소음을 비롯한 온갖 분쟁에 휩싸였을 것이다. 결국 신의 저주가 내리기도 전에 자기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다 뿔뿔이 흩어지고도 남았을 것이 분명하다.
우리의 공동주택의 문제도 바벨탑과 그리 큰 차이가 없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모든 아파트를 헐고 단독 주택을 지을 수 없다. 그때의 그들과 지금의 우리가 다른 점은 우리는 종교차별도, 인종차별도, 신분차별도 다 극복한 성숙한 현대사회에 사는 문명인이라는 것이다. 그 어려움을 다 극복하고 오늘을 사는 우리가 공동주택에서 더불어 사는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여 붕괴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음 시간엔 바벨탑도 붕괴시킬 정도의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문제에 대한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파트, 층간소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란 제목으로 이야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