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층간소음의 건축

층간소음의 원인 1

by Yolo On

층간소음으로 고통받는 분들의 공통점은 이것이 같은 단지 내에서 '나만 당하는 억울한 일'이라고 여기는 피해의식이 크다는 점이다. 이 피해의식은 적절한 시간 내에 해소되지 못하는 경우 시간이 갈수록 심각한 분노로 치닫게 된다. 이러한 분노가 장시간 쌓이게 되면 사람의 이성은 점점 판단력을 잃고 심각한 사고로 연결되곤 한다. 지난번 계획적인 살인사건처럼 말이다.


이렇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아파트 층간소음은 나만 당하는 억울한 일일까?


그렇지 않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다. 이유는 아파트라는 구조 자체가 이러한 층간소음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 건축구조이기 때문이다.


아파트구조.jpg 아파트의 기본구조 - 모든세대가 연결된 하나의 구조물


우리가 사는 아파트의 기본 구조는 모든 세대가 사다리 형태로 벽과 바닥이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거대한 유기적인 구조물이라는 것이다. 최근에 KBS 취재파일에서 잘 다뤄주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316059&ref=A


이러한 구조에서는 어느 한 세대에서 진동이 발생하면 아랫집뿐만 아니라 사방으로, 심지어 대각선에 있는 세대는 물론 아래 아랫집, 위의 윗집까지도 그 진동이 전달된다.


아파트구조 진동.jpg 아파트에서의 충격음 전달 방향


모든 벽으로 충격음이 전달되는 벽식구조보다는 기둥식 구조가 충격 분산에 유리하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5층 이상의 건물은 벽식구조로 짓지 못하게 하고 있다. 기둥식 구조가 지진과 같은 내진 설계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아파트를 제외한 주상복합이나 고층건물은 이러한 기둥식 구조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를 벽식구조로 지은 이유는 단 하나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은 많은 이윤을 남기고, 소비자는 저렴한 집을 얻고, 정부는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우리 모두는 오늘날 이 심각한 층간소음에 있어 공범이다.


IMG_6068.JPG 저자가 자주 산책을 나가는 수원일월저수지


그럼 내일부터 짓는 아파트를 기둥식 구조로 변경하여 짓게 되면 언젠간 층간소음문제는 영원히 사라질까?


아파트처럼 좁은 공간에 많은 세대가 모여있는 구조물에서 우리가 체감하는 층간소음이 얼마나 감소될지는 미지수다. 이미 우리는 너무나 예민한 소리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층간소음의 분쟁 기준으로 삼고 있는 dB(데시벨) 기준치도 실제로 측정을 해보면 본인이 느끼는 체감소음보다 적게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즉 층간소음은 건축적인 문제를 떠나 라이프 스타일과 스트레스, 이웃과의 관계와 소통의 문제로 한층 복잡하고 심각한 영역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다음 시간엔 1년간의 층간소음 상담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분석해 만든 '층간소음의 대표적인 세 가지 유형'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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