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20240803 #계기판 #주행거리 #나이 #경험
자동차 계기판의 주행거리는 늘어나기만 한다. 같은 숫자가 반복되거나 1,000 단위가 되면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 놓기도 하지만, 그 숫자는 줄지도 않고, 다시 돌아오지도 않고 그저 늘어나기만 한다.
나이를 먹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나이도 늘어만 가고,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순 없고. 그때를 기억할 무언가를 남길 수는 있겠지만, 그뿐이다.
경험은 '무슨 일을 겪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대처했느냐'라더라.*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부딪혀보고, 무엇을 배웠느냐를 함축한 단어라고 생각한다. 나이는 살면서 ‘경험’할 수 있었던 가능성의 숫자일 뿐이지, 그 자체로서 존중받을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았다는 건 인정받을 만하고, 나름 배울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나이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사람이 깊은 건 아니니까. 나도 깊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 깊은 척만 하고 사실은 너무나도 얕아서 슬프다.
*“Experience is not what happens to a man; it is what a man does with what happens to him.” - Aldous Huxley
경험은 한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가 아니라, 그가 일어난 일에 대해 '무엇을 했는지'이다. - 올더스 헉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