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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Sep 28. 2024

비 오는 날의 운전

아무 일도 일어나지 마라? 아무 일이나 일어나라! 

#20240928 #비 #운전 #마음


 아주 세차게 비가 오는 날에 운전했다. 차에서는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나는 크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문득, ‘인생이란 폭풍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라는 구절이 떠올랐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아니, ‘“피할 수 없으니” 즐겨라’인가? 


 불교 초기 경전 중 하나인 「숫타니파타」에도 비슷한 구절이 나온다. “이미 밥도 지었고, 우유도 짜놓았습니다. ... 움막은 지붕이 덮이고 방에는 불이 켜졌으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랄 게 아니라, 어떤 일이 일어나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길 바라는 게 더 맞는 방향이 아닌가 싶다.  



* “Life isn’t about waiting for the storm to pass, it's about learning to dance in the rain.”ⓒ - Vivian Greene

** 「숫타니파타」, [소치는 다니야] 中 

 소 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나는 이미 밥도 지었고, 우유도 짜 놓았습니다. 마히이 강변에서 처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내 움막은 지붕이 덮이고 방에는 불이 켜졌습니다. 그러니 신(神)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스승은 대답했다. “나는 성내지 않고 마음의 완강한 미혹(迷惑)을 벗어 버렸다. 마히이 강변에서 하룻밤을 쉬리라. 내 움막(곧 자신)은 드러나고 탐욕의 불은 꺼져 버렸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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