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주의보: 러브레터 보다도 두근두근 옥중레터

설레어서 미칠 것 같은 아버지의 옥중편지

by 이돈독

살면서 많은 편지를 받아봤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구치소에서

온 아버지의 옥중레터


즉, 옥중편지다.


옥중편지의 기억을 맛으로 표현하면

상해버린, 치즈케이크 같은 맛이다.


이미 상해버린 걸 알지만

치즈케이크라는 달콤함이 궁금해

혹시 상한게 아니라



맛이 깊어진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 이미 감빵에 가있는

| 아버지가 너무 밉지만,

| 혹시나 희망이 있지 않을까

| 열어 볼 수 밖에 없는 그런 맛


군인 시절, 행정반으로 날라온

아버지의 편지


보낸 주소는

집주소가 아닌 00우체국 사서함이다.


본능적으로, 집주소가 아니라면

연락이 끊겼던 아버지일 거라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이 볼까봐 어렸을 적

창피함이 떠올라, 편지를 가지고

화장실로 손을 부르르 떨며 달려갔다.


창피함, 설렘, 부끄러움, 희망, 좌절이

섞인 채 조심스럽게 봉투를 열었다.


| 역시나, 희망은 없었다.


우체국 사서함 주소가 의미하는 것은 명확했다.

집도 없고, 제대로 된 주소도 없는 상황.

그리고 그런 상황에 처한 이유도.


남들은 군인시절, 연애편지를

기다리며 설레하고


군대에서 오는 편지에 그리워하는데


| 나는 구치소에서 온 옥중편지를

| 보며 삶의 희망이 아닌

| 좌절을 맛보며 그렇게 살아간다.


지금은 행방불명이 돼, 연락이 끊겨버린

아버지


그나마 남아 있는 옥중 편지를 통해

그리움을 달래본다.


그 편지 한 장이,

이제는 아버지와의 마지막 연결고리다.




| 세상에 등가교환이 있다면, 나는

| 얼마나 등가교환을 한 것일까.


그리고 내가 교환하고 얻을 수 있는

은 무엇일까


생각하며


아버지의 옥중편지를

꺼내보며


상해버린 치즈케이크를 먹듯 달콤함을 기대했지만

쓴맛만 남기고


그렇게 살아버렸다.


다음 글을 여러분들이 직접 골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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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글을 쓰며 여러분들을 그리고 나를 위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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