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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rick JUNG Jan 14. 2024

40여년전 아버지가 사오신 일본 적견 목도(목검)

작은 차이가 완전히 다른 것을 만든다

중학생 때 일본에 출장을 가시는 아버지에게 일본 목검(목도)을 사다 달라고 했었다.  

벌써 약40여년 전 일이다.  

당시에는 해외출장이 가문의 영광과 같아서 가족 중에 누가 해외출장을 간다고 하면 가족은 물론 먼 친척들 까지도 시골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김포공항에 와서 출국하는 가문의 스타를 부러움이 가득 담긴 눈으로 출영 인사를 하는 모습이 당연했다.  

아버지가 해외출장을 많이 다니셨기에 출국 시는 물론 귀국 시에도 될 수 있으면 공항에 따라 간 기억이 많다.

특히 일본에 가셨을 때, 목검을 사다달라고 졸랐었기에 일본에서 귀국하신 그날 김포공항의 설렌 느낌과 모습이 40여년이 지난 아직도 내 머리속에 또렷이 남아 있다.

아버지가 귀국하시고 게이트를 나오실 때 내 눈은 온통 아버지의 짐에 쏠리고 있었다.

와~~  아버지가 목검이 분명한 죽도집을 짐 캐리어에 같이 싣고 나오시는 것이었다.  그리고 반갑게 식구들과 인사를 하시곤 내손에 죽도집을 쥐어주셨다.  뛸듯이 기분이 좋았던 나는 공항에서 바로 죽도집을 열어보니 단단한 비닐에 랩핑이 되어 있는 목검 2자루 였다.

적견 목도 셋트(대도와 소도)

목검의 손잡이에는 스티커에 한자로 뭐라고 쓰여 있었고...  중학생이던 당시에도 검도에 푹 빠져 있던 나는 아버지가 일본에서 내가 졸르고 조른 일본 목검을 사다주신 것에 너무나 행복했다.

공항에는 아버지외에 같이 출장을 갔던 다른 직원들의 가족들까지 나와 있었기에 한참의 귀국인사를 서로간 하고 나서야 집으로 올 수 있었다.

집에와서 부모님에게 목도 손잡이에 붙어 있는 한자가 뭐라고 쓰여있냐고 물어보니 '적견' 이라고 하셨다.

이 적견 목도는 중학생이던 내가 잡고 휘두르기에도 당시 한국에서 샀던 다른 목도에 비해서도 가벼웠다.   

묵직하지 않고 가벼운 느낌에 조금 실망도 했었지만 한가지 너무나 놀라운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당시 한국 호구상에서 구입해서 수련하던 다른 목검들에 비해서 이 적견 목도로 칼을 내려치고 베는 동작을 할 때 칼이 삐뚤거리거나 흔들리지 않고 정확히 베어지는 것이었다.

아.. 왜그러지??  차이가 뭐지? 라는 생각에 한국서 구입했던 목도와 이 일본 목도를 가지고 계속 휘둘러보고 베어보고 내려치는 비교를 계속 해보았다.  

지금도 두 목도 차이의 내려칠때 흔들림과 멈춤의 느낌 차이가 손에서 느껴진다.  차이를 알고 싶어 목검을 자세히 살펴 보았다.   

아버지가 일본서 사다주신 목도 (대도)
목도의 죄우면

차이점은..

국내에서 구입했던 목도는 칼 중앙을 기준으로 양쪽면의 칼등을 깎은 면적이 차이가 나 있는 반면 일본에서 사온 적견 목도는 칼등을 중심으로 양쪽면이 균일한 사이즈로 만들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즉, 국내에서 구입했던 목검은 양쪽 대칭도 맞지않는 그냥 칼모양을한 나무 몽둥이였던 것이었다.  칼등을 중심으로 대칭이 되지 않게 대충 만든 칼모양의 목도와 칼등 양쪽이 똑같은 비율로 만들어진 목도는 그칼을 휘두르고 베는 동작을 할 때 칼의 떨림과 멈춤에 차이가 있는 것을 그 당시에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소도 (작은 칼), 일본 무사는 대도와 소도 두자루를 찬다

적견 목도는 일본에서도 다른 나무재질의 목도보다 가벼운 목도로..  아마 당시에 중학생이던 내게 무거운 목도보다 가벼운 적견 목도를 추천해 준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사용하는 목도와 죽도에는 내이름중에 한글자인 '평'을 써놓는다

아버지가 사다주신 적견 목도 셋트를 오늘 다시 한번 꺼내보았다.   가벼운 만큼 자세 수련에 좀 더 적합하게 사용을 할 수 있는 목도이다.

베어 내렸을 때 대칭이 맞는 칼(목도)은 정확히 내가 의도한 곳에서 칼의 떨림이 없이 정확히 멈추어진다.

손맛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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