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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은지 피디 Oct 28. 2024

리더스포럼 강연 후기와 유튜브 개설

일전에 꽤 큰 규모의 강연 초청을 받게 된 것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아래 링크 참고)

KMA 리더스 포럼 강연 초청을 받다

KMA 리더스 포럼 강연_편은지 피디

실제로 규모도 컸지만 조찬이 아침 6시 반부터여서, 이 시간에 다들 모여계실까 싶었다.

나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모두들 모여서 강연을 들을 준비를 하고 계셨다.


가끔 새벽에 출근을 하거나 운동을 할 때, '하루를 일찍 여는 분들이 이렇게 많구나...'라는 깨달음을 새삼스레 얻곤 하는데, '그런 분들이 곧 리더가 되고, 이 자리에 모여계시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훨씬 더 진지한 수강 태도에 괜히 조금 긴장이 되기도 했다. 힘들게 내어주신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KMA 리더스포럼의 특성상 기존의  북토크에 오시는 분들과는 또 달리 실제 회사를 경영하시는 분들도 꽤 많았다.

그러다 보니 연령대도 비교적 높은 편이었는데, 오히려 내가 말하려는 '팬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만한 분들도 많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강연 시작 전에도, "어렸을 때부터 공부도 안 하고 연예인 팬클럽 하고 그러면 부모님이 싫어하지 않았냐"는 질문부터 받기도 했다. 나의 강연 주제에 관심이 없을만한 관중인 걸까? 심지어 내 강연 제목은 아래와 같았다. 

KMA 리더스포럼 강연 설명 자료

팬들에게 가장 관심 없거나 관련 없거나 냉정하거나 셋 중 하나일 것 같은 분들과의 자리.

더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정중하게 얘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내 걱정이 무색하게 의자를 돌려 앉고 조용히 귀를 기울여주셨다. 

오히려 아예 관심이 없거나 모르는 분야여서 그런지 더 눈을 초롱초롱히 빛내주셨다.


나에게는 일상어와도 같은 '덕통사고'와 같은 단어들에도 오히려 호기심을 보여주시고 그 의미를 알고 나서는 크게 웃어주시기도 했다. 


듣는 이가 다르니 강연도 좀 더 친절하고 쉽게 풀어서 설명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평소와 달리 직접 내가 팬으로 자라면서 느꼈던 점도 현장에서 많이 추가해서 말씀드렸다.

KMA 리더스 포럼 강연_편은지 피디


질의응답이 평소보다 길었는데 정말 내가 생각지 못한 질문들도 많았고,

일부러 강연장을 찾아주셨다는 나처럼 젝키를 좋아했다는 남성팬의 질문도 들어볼 수 있었다. 


가장 좋았던 점은, 마치고 나서 "팬들을 평소 부정적으로 생각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는 기업 회장님들의 메시지들이었다. 당장 회사로 돌아가셔서 젊은 사원들을 바라보는 마음도 조금은 바뀌셨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도 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책을 내고 북토크와 강연을 진행하면서 질의응답에 생각지도 못한 깨달음과 영감을 많이 받곤 한다.

나는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나조차 해보지 않았던 질문을 해주시기 때문이다. 


강연이 내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거라면, 

객석과의 질의응답은 내가 일대일로 불특정 다수에게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 날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꽤 큰 충격을 받았던 시간이기도 했다.


나에게 궁금한 게 이렇게 많다고? 하는 점들이다.

나는 그저 매일 출근하는 평범한 회사원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회색 혹은 흑백 화면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나에게 질문들로 인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총천연 빛 화면이 켜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처럼 내내 미루고 미뤘던 유튜브 개설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통창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려 5년 전부터 회사 차원에서도 유튜브를 직접 하거나 연출하기를 권했었는데,

그때는 사실 귀찮기도 하고, 내가 연예인도 아닌데 무슨. 하는 삐딱한 생각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뭐든 사실 포기가 가장 쉽기 때문에, 일상의 나태를 동력으로 합리화하며 미루고 미뤄만 왔다.


그러나 이번에 책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면서


유튜브가 단순히 내 삶을 전시하거나 과시하는 수단이 아닌,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소박하게 며칠 전에 채널을 개설했다.

막상 하고도 영 성미에 맞지 않아서 다시 보기도 껴려지고 뭘 담아야 할지 고민도 든다.


그렇지만 내가 가진 능력.

글쓰기와 영상 편집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작은 해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나조차 모르고 살았던 점을 사람들이 궁금하다고 말해주었듯이,

여전히 시작은 어렵고 부담스럽지만 또한 소통하며 한 인간이자 작가로 더 성장하고자 한다. 


덕후가 브랜드에게 편은지 피디 리더스 포럼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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