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강사님이 가장 어렵게 썼다는 책
『김미경의 딥마인드』_김미경 지음
올여름 첫 책을 내고 책 홍보 겸 유튜브 촬영 차 오랜만에 김미경 강사님을 만났다.
https://youtu.be/5T7MnbuV4Bs?si=oONXWsO1heSkMGft
어설픈 내 얘기를 경청해 주시고, 위트와 센스는 여전했지만 왠지 조금은 지쳐 보였다.
뭔가 고민이 많으신 것 같았다.
그때의 고민이 어떤 고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 왠지 그 고민을 넘겨짚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표지에도 있듯 [열심히 살아봤지만 허무함에 지친 당신], [’열심히‘ 살면 모든 것이 좋아질 줄 알았다]라는 문구가 쉬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래의 문장을 봐도 당신의 심경이 느껴진다.
그렇게 오늘 벌어진 사건들, 당장 시급한 문제들을 정신없이 처리하다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내가 ‘조각’ 나는 것 같다.
내 시간도 조각나고 에너지도 조각나고 마음도 조각나는 것 같다. 이런 자잘한 조각들, 자잘한 노력들을 모아봤자 뭐가 될 것 같지도 않다.
그러다 우울한 감정이 커지면 내가 이뤄놓은 것들이 쓸모없어 보이고 나도 한심해 보인다.
나도 회사 일과 글쓰기도 강연도 병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책도 여러 권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는 지금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여러 군데 출판사의 제안도 동시에 수락하고
역으로 글을 써서 투고도 해봤다.
그리곤 순한 소처럼 주어진 역할에 따른다.
매주 내는 방송에 대한 스케줄은 내가 건드릴 수 없다. 그리고 변수와 문제들이 때로는 콩알탄 정도로 때로는 수류탄 정도의 강도로 빵빵 터진다.
수습을 목표로 고민하고 회의해야 한다. 그러다가 보면 시간을 어느새 휘발된다.
아무리 감정이입을 하지 않으려 해도 그 상황에 몰입되다 보면 그야말로 ‘탈탈’ 털린 기분이 든다.
그렇게 남은 자투리 시간에 책도 들여다보고 뭔가 끄적여 보지만, 위 문장대로 “이런 자잘한 조각들, 이런 자잘한 노력들을 모아봤자 뭐가 될 것 같지도 않다.” .
그렇다고 포기하지도 않는다.
다음날도 이렇게 순한 소처럼 변수에 당하고, 시간에 끌려가며 산다.
그렇다고 콧노래 하듯이 태평하고 한가하지도 않다.
이유는 뭘까?
이것에 대한 해답도 책에 있었다.
내가 그렇게 바쁘게 살았던 가장 큰 이유는 ‘기준’이 없어서였다.
‘기준’이 없었다.
굳이 기준이라 하면, 팀에 폐 끼치기 싫고 회사 선배들에게 좋은 평을 듣고 싶다.
그리고 성실한 저자가 되고 싶다. 못한다고 징징대기보다 앞서서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모든 기준은 다 외부 사람들을 의식한 일들이었다.
내 기준이 아닌 것이다.
다만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혹은 나를 흉보진 않을지에 대한 걱정으로
나를 채찍질하고 빠릿빠릿 움직이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하나만 남긴다면 선택할 가장 좋아하는 글쓰기에서는 안 그래도 됐을 텐데,
이것이 해내야 할 업무로 다가오니 이마저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내가 쓰고 싶어서 투고하고,
만났던 출판사들.
그 무게감이 나를 짓누르는 순간도 왔다.
책을 내기 전에는 그 모든 게 꿈같고 출판사 미팅을 한다는 것 자체가 감히 상상조차 못 해본 꿈같은 일이었을 텐데 말이다.
그래도 책과 글은 너무 사랑하는 일들이기 때문에,
그 부담이 금방 해소된다.
그래서 오늘 주말에도 이렇게 읽고 쓰고 있다.
책은 늘 그 자리에 있고
내가 개차반이어도 날 너그러이 품어주는 것 같아서 참 감사하다.
그리고 어느새 읽다 보면 답이 흐릿하게 보이고,
더 나은 내일을 사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