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 다 하는 세상
<덕후가 브랜드에게>라는 책을 내고 나서,
강연과 기고 등 여러가지 기회들을 얻게 되었다.
방식이 말하기거나 글쓰기일 뿐,
나에게 관심을 보인 이들의 공통점은 누군가의 ‘팬’이라는 점이다.
팬이라서 팬 얘기에 관심이 가고,
현재 내가 담당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이들의 팬이어서 관심을 주시고,
혹은 팬이 너무 이해불가한 대상이라서 연구 차원에서 관심을 주기도 하신다.
보통 강연 전에 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꼭 하곤 하는데,
누군가의 팬인 사람, 즉 팬에 대해 이해도가 있는 사람과 그 반대인 이들의 표정과 리액션은 천지 차이다.
물론 팬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 차가웠던 사람들이 강의 말미에 바뀌는 모습을 보는 보람도 꽤 크다.
실제로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팬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바꼈다는 피드백은 나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다.
이렇게 팬 사이드는 아니었지만, 관점을 바꾼 훌륭한 어른이 있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본인들도 팬이었기에 팬으로 살아오고 바라본 나에 대해 긍정의 눈으로 바라봐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건 나또한 마찬가지다.
강연을 하거나 북토크를 할 때, 내용에 크게 공감하고 감화되는 관객과 대화를 해보면 백이면 백 한 스타의 팬이다.
나도 모르게, “역시 팬이라 잘 아시는군요.”라고 웃으며 말하게 된다.
결국 돌고 돌아 똘똘 뭉치는 것이다.
내가 어린시절 팬이었을 땐 칭찬보단 질타가 많았다.
아마 지금도 그럴지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건, 누군가를 추종하고 선호하며 팬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에너지는 남다르다는 점이다.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건 결국 냉소보다는 때로는 뜨거운 관심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