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우니 일이 구해진다.
현재 아이는 15개월, 어린이집에 다니는 중이다. 12개월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을 구하려고 했다. 보통의 일자리처럼 9 to 6가 아닌 아이 어린이집 보내는 시간에 말이다. 어린이집에 맡기면 등원 전 2시간, 하원 후 3시간밖에 아이를 못 본다. 만약 9 to 6 라면 아이 볼 시간은 더 줄어들겠지. 아이는 아직 어리고 나는 특정 직종에 종사하고 싶은 게 아니기에 아이가 어린이집에 있을 동안 일을 구해보기로 했다.
역시나 그 시간대는 일이 잘 안 구해졌다. 아무리 봐도 내가 원하는 일자리는 잘 보이지 않았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잠시 일 구하는 것을 포기하고 있었다. 일자리 구하는 것 말고도 할 일이 많은데, 그것에만 시간을 쏟고 있을 수는 없었다. 육아, 집안일, 독서, 글쓰기 등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로 내 하루는 꽉 채워진다. 그래도 마음 한편에는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나는 당근마켓에 들어가 봤다. 당근 알바에 어떤 일자리가 있나 둘러보는데 딱 내가 원하는 시간대가 보였다. 월화목금 주 4일, 11:00~13:00 하루 4시간, 시급은 13,000원. 중국집 서빙일이다. 이런 일자리가 또 어디에 있을까 싶어 바로 지원했다. 채팅으로 전화번호를 받았고, 면접을 보러 가기로 했다.
면접은 아주 간단했다. 일을 어떻게 하는지 대략적으로 알려주시고 언제부터 출근할 수 있냐 물어보는 것으로 끝. 언제까지 일할 수 있는지 왜 지원했는지와 같은 질문은 없었다. 나는 내일부터 출근할 수 있다고 하고 가게 문을 나섰다. 서빙은 20대 초반에 자주 해봤던 일이라 조금만 알려주시면 잘할 수 있을 거란 자신이 있었다. 역시 사람은 잘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인가.
아무리 봐도 내가 원하는 시간대에는 일자리가 안 보이길래 나는 일을 못 구할 줄 알았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어린이집 연장반 신청해서 시간 신경 안 쓰고 일을 구해봐야 하나 생각도 했었다. 다 포기하고 심심해서 들어가 본 당근마켓 앱에서 알바를 구할 수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역시 안 되는 일은 없구나. 뭐든 일단 해봐야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