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타민 Sep 08. 2019

공동체가 필요한 우리에게

공동체을 위한 디자인, 공간 디자인

사실 매달 2~3편의 브런치 글을 쓰려고 계획했음에도 계속해서 무너지고 미루게 되는 것은 삶이 너무 바쁘고 집중할 다른 것들에 집중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브런치에서 밝혔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공군에서 현역 병으로 복무하고 있습니다.


사실 군 생활을 하면서 브런치를 쓰게 될지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무언가 집중할 구석이 필요해서라는 이유를 대면서 가끔 브런치를 끄적거리곤 했었죠.

하지만 생각보다 제 브런치를 보러 오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공유 수 또한 늘어나면서 조금씩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구독자 수는 9명이지만, 그래도 거의 1-2달에 한 편의 글을 쓰는 작가라는 점과 30회 이상의 공유 수 그리고 매 작품 마다 400명이 넘는 view는 어느정도 저를 자신감에 차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글은 보다 전문적으로 써보자 생각하게 되었죠:)


나에게 공간디자인이란


저는 어렸을 때부터 어디를 놀러가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제가 좋아해서 어디를 놀러 갔다기 보다는 부모님이 저희를 자주 데리고 다니셨습니다.

그래서 자연이건 뮤지엄이건 저의 집을 떠나서 다른 어떤 곳으로 유랑하는 삶을 어릴 적부터 살곤 했습니다.

이 카니발은 대략 2001년부터 내 기어게 있으니,, 더 오래된 차가 아닐까 싶다.

혹시 구형 카니발 소리를 들어 보셨나요?


반 탱크 소리를 내며 달려가는 구형 카니발을 타고 저희 4인 가족은 강원도부터 전라도까지 여러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의 특성 상 집에 있는 집돌이의 삶보다 여기저기 쏘다니는 프로외출러의 삶을 더 좋아합니다.

지금은 무슨 약속이 없어도, 할 일이 없어도 아무런 이유없이 공원을 산책하기도 하고 서울에 놀러가기도 하죠.

나의 유년시절,,, 지금과는 너무 달라 슬프다....

그렇게 커나간 저는 혼자보다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 되었습니다.

어딘가를 쏘다니면서 만난 사람들, 스쳐지나간 여러 사람들을 보아서인지 스스로만의 공간에 스스로를 독립시키는 것이 조금은 무섭기도 하면서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행복하기도 하고 외롭기도 한 고3 생활이었지만, 그래도 어른보단 학생이 낫다. 그래도 난 공간 디자인을 쓰는 현재가 더 행복하다.

따라서 저의 고3 시절은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운동을 하고... 혼족으로 살았던 힘들었던 기억으로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한 목적을 향해 나아갔던 시기는 저에게 많은 어려움과 익숙치 않은 길을 선사했고 끝끝내 그 길을 완주하지 못하고 중도포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조금의 좌절을 느끼면서도 스스로의 성장을 대학교에서는 진정으로 추구해보겠다며 스스로를 절벽으로 밀어트렸던 지난 날을 바라보면서 느낀 것은 다양했습니다.

쉼이 필요하다.
스스로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는 목표가 필요하다.
힘들 때는 주변의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식사는 금상첨화이다.
기본적인 생리적인 욕구가 충족되어야 한다.
가족보다 중요한 관계는 없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
사랑이 제일이다.
감사함을 매일하자
혼자보다 함께가 편하다. 등


이 중에서 가장 저에게 인상 깊었던 내용은 '관계'였습니다.


제가 힘들고 어려울 때 저를 지탱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자 하나의 방법이었죠.

그래서 작년부터 저는 '관계'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부터 꽉 잡고 있는 관계까지 많은 관찰과 질문을 통해서 내린 결론은 아래와 같습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혼자가 아니다

독서실에 가던 카페에 가던 영화관에 가던 우리 주변에는 꼭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이렇게 우리가 인식하고 있건 그렇지 않건, 우리의 마음 속에는 다른 누군가와 함께한 기억이 우리 마음 안에 간직되어 있습니다.

가족은 하늘이 내려준 가장 행복한 관계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우리가 여기서 기억해야할 원칙은 "함께 있다는 것은 주변에 누군가가 있는 것을 넘어서 하나의 관계를 맺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한 번 상상해 볼게요!


카페에서 모두가 스스로의 일을 하고 있는 것과 카페에서 친한 친구와 이야기를 하는 것 중에서 어떤 상황이 '함께함'이라는 단어와 더 어울리나요?

당연히 후자라고 모두가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처럼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리고 그 관계는 어떠한 관계인지, 그것이 더 중요합니다.


나 혼자 파라다이스에 살게 하는 것 보다 더 큰 형벌은 없을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괴테는 위와 같은 말을 했다죠.

아무리 나 혼자 좋은 세상에 산다고 그 세상이 나에게 좋은 세상은 아닌 것처럼 우리에게는 함께 사는 파라다이스가 중요합니다.


제가 공간 디자인을 쓰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흔히 공간 디자인을 물어보면 인테리어, 건축 등등의 것들을 생각하더라구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공간 디자인을 그러한 요소를 훨씬 뛰어넘는 개념입니다.

매우 뚱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나에게는 가장 행복한 날이 아니었을까 싶다. 왜냐면 눈놀이를 했기 때문이다.

저는 공간 디자인이란 나와 주변에 있는 사람들, 혹은 주변에 아무도 없더라도 기억 속의 누군가와 소통하고 대화하며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문인 만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조금 쉽고 간결하게 내용을 바꾸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양한 관계들과 소통하도록 도와주는 디자인, Design For Communication



사실 소통을 위한 디자인이 공간 디자인이라니,,, 참 뜬금없는 개념이 아닐 수 없는데요.

그렇습니다.

저도 다양한 사람들에게 위와 같은 개념을 설명할 때,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는데요.

도대체 공간이란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소통과 공간과 어떤 관련이 있는 거야?

질문 중에서 가장 많았고, 가장 종합적인 질문들은 위의 질문이었습니다.

도대체 공간이란는 개념을 어떻게 생각하기에 저러한 디자인 개념을 생각했냐는 것이고, 그럼 소통과 공간은 어떠한 관련이 있느냐고 되묻었죠.

Q. 도대체 공간이란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A. 공간은 단순하게 생각하기에 건물에서의 공간을 넘어서는 개념이야. 철학적인 개념을 들어서 어려울 수도 있지만, 공간은 다양한 경험들이 연결되는 장소라고 생각해. 여러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쉽게 말해서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만나고 소통하고 관계맺으며 서로 다른 경험들이 교환되는 연결의 장소라고 할 수 있지.


Q. 그러면 소통과 공간은 어떤 관련이 있는 거야?
A. 위에서도 말했듯 공간은 경험이 연결되는 장소라는 것은 이해했지? 그리고 이러한 공간에서 다양한 경험들이 연결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소통의 방식이 공존하게 되고 다양한 소통을 통해서 개인들은 각기 다양한 경험들을 새로이 만들게 되. 이해가 안간다고? 우리가 놀이터에서 친구들이랑 함께 이야기하고 떠들던 경험을 떠올려보자, 우리가 지금까지 자신만의 놀이방법만을 가지고 있었다면 친구들이랑 함께 이야기하고 몸을 부딫치며 새로운 방법을 터득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겠어?
이처럼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그 장소에 스스로의 경험을 더욱 극대화하고 생성할 수 있어!

이처럼 우리는 '공간'을 통해서 우리의 경험을 더욱 극대화할 수도, 새로운 경험을 창조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소통을 통해서 우리의 경험을 연결하고 새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공간 디자인은 건물 디자인과 인테리어가 아닌 것입니다.

오히려 그 보다 더 큰 개념이죠.


나는 왜 공간 디자인을 공부하는가


글을 쓰면서 항상 갖는 3가지 믿음이 있습니다.


좋은 공간은 좋은 공동체를 만든다


제가 생각하기에 좋은 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그 안의 공간 이용자로 하여금 다양한 경험을 유발시키고, 그 경험을 다른 사용자와 함께 공유하고 소통함으로써 자신만의 생각을 형성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공간 디자인은 '나'를 디자인하는 것과 동일하죠.

일본의 커뮤니티 디자인 회사 Studio-L은 아리마후지 공원 프로젝트를 통해서 공원이라는 공간에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 커뮤니티를 형성했다.

많은 반론과 이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공간 디자인 모델은 단순히 '건축적 디자인'을 넘어서 '사람을 향하는 디자인'입니다.

공간의 다양한 요소들과 심지어 색감까지도 커뮤니케이션과 자아실현을 위해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공간 디자인 모델입니다.


따라서 좋은 공간은 스스로를 가꾸며,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함으로써 좋은 공동체를 만듭니다.


https://brunch.co.kr/@qaz8432/24

위의 글은 제가 가장 야심차게 쓴 글이자, 공간 디자인에 대해서 가장 혁신적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골목의 공간화'라는 개념을 내세워서 공간은 결국 물리적인 공간이 아닌 '경험의 연결망'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인데요.

여기서 더 나아가 서로 다른 경험들이 연결되어 스스로를 가꾸며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공간 디자인을 저는 꿈꾸고 있습니다.


첫 번째 믿음에 이어 저의 두 번째 믿음은 다음과 같습니다.


좋은 공간과 공동체는 나로부터 시작한다


저는 좋은 공동체를 만드는 것, 쉽게 말하면 좋은 공간을 만드는 과정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스스로를 가꾸는 과정에서 시작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좋은 공간을 만드는 주체는 유명한 건축가나 저명한 디자이너가 아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좋은 공간을 만드는 주체는 누구일까요?


다름 아닌 '나'입니다.


세화 놀이터는 2012년에 안전을 이유로 폐쇠도었던 놀이터였지만, 임시 놀이터 실험을 통해서 아이들이 함께 디자인 한 놀이터로 거듭났다.


스스로의 생각과 경험들 그리고 이야기들이 모여서 우리는 좋은 공동체와 공간을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결코 혼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마지막 믿음은 조금은 미래 지향적인데요.


공간 디자인은 파편화된 사회에 한 줄기 빛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좋은 공동체를 지속가능하게 만듦과 동시에 개인주의적인 사회에서 공동체의 희열을 느끼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대합니다.

또한 Impact적인 부분에서도 혼자의 힘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힘이 더 클 것이라고 확신하구요.


따라서 공간은 Impact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Impact인지는 다양한 공간과 공동체에 따라 다르겠죠.!



향후 계획


저는 앞으로 공간 탐방과 리뷰를 계속 쓰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 그대로요.


그래서 많은 구독자분들은 아니지만, 저의 가치에 공감하는 분들에게 자그마한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공간을 담당하는 매니저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저도 공간 매니저로 일해보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간 디자인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가이드 북을 만들고 싶습니다.


요약하면,

1. 공간 탐방&리뷰
2. 공간 매니저 인터뷰
3. 공간 디자인 가이드북

으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군생활 동안 모두 완성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매주 하나의 글은 완성하고자 합니다.!!


구독으로 응원해주셔도 되고 코멘트로 응원해주셔도 됩니다.

아무런 반응없이도 글을 읽어주셔도 되고 나중에 저의 인터뷰이로 참여해주셔도 됩니다.


어쨋든 한국에 공간 디자인과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사람이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돈 버는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