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맨스 영화 - <브레이킹 아이스> 간단 리뷰 및 한줄평
중국 연변에서 우연히 만난 세 청춘. 그들은 서로의 결핍을 마주하고 서로에 대해 배우며 그 얼어붙은 결핍들을 깨나간다.
안소니 첸 감독의 영화 <브레이킹 아이스> 낯선 공간, 연변과 조선족을 무대로 펼쳐지는 청춘 로맨스다.
익숙지 않은 배경 속에서 오히려 따뜻한 정서와 감정의 교류가 잔잔하게 스며든다.
한국 영화에서 ‘조선족’은 흔히 범죄와 연결된 이미지로 소비된다. <범죄도시>나 <황해> 속 조선족 캐릭터들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브레이킹 아이스>는 정반대의 시선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연변 조선족들의 일상과 정서, 그리고 그들만의 말투와 분위기를 낯설지만 따뜻하게 그려낸다.
나로서는 영화 속에서 처음 접한 연변이라는 지역, 따듯한 정서를 갖고 있는 조선족들에게서 새로운 감상을 할 수 있었다.
이 영화는 친구가 우연히 시사회에 당첨되어 함께 보게 된 작품이었다.
멜로나 로맨스 장르를 특별히 선호하지 않던 나에게, 처음엔 그저 한 편의 오락영화 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상영 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이 영화를 극찬하는 영상을 보고는 기대감이 조금 생겼다.
무엇보다 배우 주동우의 존재감이 강렬했다.
처음 보는 배우였지만.. 사실 꽤나 유명한 배우였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다들 주동우 주동우를 외쳤기 때문이다.
아무튼 극 내에서 강한 눈빛과 섬세한 감정선으로 꽤나 매력있는 배우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어색한 듯한 담배 연기마저도 묘하게 매력적이었다.
정보
연길에서 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나나(주동우)는
휴대폰을 잃어 홀로 고립된 여행객 하오펑(류호연)을
샤오(굴초소)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한다.
다음 날 상하이로 향하는 비행기를 놓친 하오펑은
나나, 샤오와 함께 어울리기 시작하고
그들이 함께한 7일 동안
단단하게 얼어붙었던 세 사람의 세계에 조금씩 균열이 일어난다.
감독: 안소니 첸
장르: 멜로/로맨스 (예술영화로 분류)
출연: 주동우, 류호연, 굴초소
러닝타임: 100분
수입/배급: 찬란 / (주)디스테이션
출처: 영화진흥위원회 KOBIS
한줄평 & 별점
★★☆☆☆ (2/5)
각각의 상처를 품고 만나,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고 배우며 새로운 도약을 위해 걸어나가는 청춘들의 이야기.
그러나 서사의 절반이 은유적으로 표현되었고 이미지의 배치가 중구난방해 매우 난해하다. 그렇기에 서사의 깊이가 느껴지지 않아, 몰입감을 다소 해친다.
- 추가
이 영화는 한국 관객에게 다소 민감하게 다가올 수 있는 몇 가지 장면들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조선족이라는 집단이 중심에 있는 만큼, 한국 문화 요소들이 종종 자연스럽게 등장하는데
문제는 그것이 ‘한국’의 문화인지, ‘조선족’의 문화인지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부분은 단군 신화를 언급한 장면이다.
영화는 이를 ‘백두산의 신화’라 뭉뚱그려 표현하는데, 이는 관객에게 마치 한국의 단군 신화가 ‘중국 조선족의 고유 신화’인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
더 나아가, 백두산이 조선족이 여권 없이 다녀올 수 있는 중국 영토임을 암시하며,
한국의 정체성과 민족 서사가 모호하게 처리된 점은 민감한 이슈가 될 수 있다.
물론, 이 영화를 동북공정적 의도를 담은 영화라고 단정 짓고 싶진 않다.
오히려 감독은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과 섬세한 관심을 담아내려 했다는 인상이 더 강했다.
다만, 이런 문화적 접경지대의 묘사는 보다 조심스럽고 명확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감독의 GV(관객과의 대화)를 직접 듣지 못한 것이 아쉽다.
- 마무리 하며
<브레이킹 아이스>는 처음 보는 배경과, 낯선 언어들 속에서도 인간의 감정과 상처는 결코 낯설지 않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물론 아쉬운 점도 많은 영화지만, 그래도 보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지만, 이 영화의 문화적인 맥락은 한번 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