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상한 문학
아버지
점호시간이 다 되어 급히 씁니다
답장은 잘 받았습니다
모진 언어 짖어대던 아들에게 보내는 답장에,
"덥지 않느냐, 밥은 맛있냐"라는 말이 따갑게 박혀 눈이 충혈되었습니다
힘들지 않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무릎과 팔꿈치에 멍이 들고
연병장에서 얼차려를 받다가 팔에 힘이 빠져 넘어지기도 하고
야간사격 때는 4주만에 처음 밤하늘을 봤다는 사실에 조금 슬펐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22살 아버지의 일기장을 시름하며 읽었습니다
더 깊고 넓은 수렁에서 외로이 허우적댔을 당신 생각에
낮게 신음하고 견디니
또 하루가 지났습니다©(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