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부터 한국PD연합회에서 주최한 'AI 융복합 과정'을 듣고 있다. 원래 지난달 초 종강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수도권 지역에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마지막 강연이 연기됐다. 드디어 오늘이 종강일. 앞서 기획했던 것과 다른 커리큘럼으로 진행됐다. 바로 구글 Teachable Machine(티쳐블 머신)을 활용한 실습 교육. 강사는 유튜버 조코딩이란 분인데 비전공자 출신 개발자라고 한다.
티쳐블 머신(teachablemachine.withgoogle.com/)은 머신러닝 모델을 빠르고 쉽게 모두에게 접근 가능하도록 만드는 웹 기반 툴이다. 이미지, 소리, 포즈 등을 컴퓨터에 학습시킬 수 있다. 학습시키면 코드도 나오는데 이걸 활용해서 홈페이지도 만들 수 있다. 오늘은 그 실습을 했다. 오후 9시 30분까지 진행한다는데 그렇게까지 시간을 쓸 수 없었다. 난 1부만 듣고 나왔다. 마스크를 쓴 모습을 인식시키고, 관련 홈페이지를 만든 다음, 마스크 착용 유무에 따라 홈페이지 바탕색이 바뀌는 것까지 실습했다. 너무 재밌었는데 2부를 못 들어서 아쉽다. 나중에 조코딩 유튜브 보고 실습해봐야지.
티쳐블 머신으로 이미지 학습하는 장면. 사진=딱정벌레
설명을 들으면서 실습한 까닭도 있지만 티쳐블 머신은 재밌는 프로그램이었다. 일단 티쳐블 머신을 켜고 웹캠으로 마스크를 쓴 모습, 안 쓴 모습, 대충 쓴 모습을 각각 500장씩 촬영했다. 이를 학습시키니 화면에 실시간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바로 마스크를 썼는지, 안 썼는지, 대충 썼는지 바로 인식했다. 예를 들어 '마스크 착용' 항목 숫자가 많이 올라가면 그게 내가 마스크를 낀 모습임을 인식했다는 의미.
그 다음 'Export Model'을 눌러서 해당 이미지 인식기 코드를 확인했다. 중간에 뭘 눌렀는데 지금 이동 중이라서 생각이 안 난다. 아무튼 이걸 긁어서 복사했다. 홈페이지 만드는 데 필요한 코드('html 기본코드'를 검색어로)를 구글에서 검색했고 이걸 또 복사하고 바디 사이에 있는 기존 주소 대신 해당 이미지 인식기 코드를 붙여 넣기 했다. html로 저장하고 이를 여니까 이미지 인식기 홈페이지가 열렸다. 화면에 실시간으로 내 모습이 나오고 마스크 착용 여부를 인식했다. 관련 숫자가 막 올라가고.
if, else if 적용한 다음, 마스크 착용 여부에 따라 홈페이지 바탕색이 바뀌는 모습. 사진=딱정벌레
그다음엔 마스크 착용 여부에 따라 바탕색 바꾸는 걸 실습했다. html background color change javascript 검색해서 관련 코드를 긁고 복사해서 메모장에 붙여 넣기 했다(아무 데나 붙여 넣기 한 건 아니고 위치가 따로 있는데 역시 이동 중이라 생각 안 남). else if 이런 걸 붙여서 마스크 착용 여부에 따라 색을 각각 달리 설정했다. 마스크를 썼으면 녹색, 안 썼으면 빨간색, 대충 썼으면 노란색. 마스크 착용 여부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화면 색을 보니 신호등 불이 바뀌는 느낌도 들고. 싸이키한 분위기였다.
난 맥북을 갖고 와서 메모장도 없고 텍스트 편집기로 작업했다. 아직 기기가 익숙하지 않아서 잠시 헤맸다. 처음부터 한 번에 완성하지 못했다. 그래도 어떻게 겨우겨우 했다. 코드 복사해서 붙여 넣기 하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나로선 괜히 성취감이 컸고 무척 재밌었다. 전문적인 건 못하겠지만 정 심심할 때 시간 죽이기용으로 해도 좋을 듯. 어린이들도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코알못 어른도. 이번엔 이미지로 했지만 다음엔 소리나 포즈로 해도 좋을 듯.괜찮은 게 사용법을 자세하게 안내하는데 기능적인 것뿐만 아니라 알고리즘 편향 문제와 관련해 학생용 교육자료도 있다.
티쳐블 머신에서 모델 추출할 때 화면. 주소나 코드는 혹시나 해서 모자이크 처리함. 사진=딱정벌레
새삼 구글을 생각하며 든 생각은. 데이터 먹는 하마이긴 하지만 일상 속에서 인공지능을 쉽게 접하고, 이를 응용하는 방법을 간단히 익힐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한다는 거다. 그들이 말하는 '모두를 위한 AI'를 여기서도 체험할 수 있다고 할까. 누군가는 요식 행위라고도 한다. 그래도 기업에서 자신들의 기술 지향점과 영향력을 고민하고 말고는 천지차이라고 본다. 작년 I/O 기조연설 들으면서 혼자 감동하고 눈물 찔끔 흘렸다. 특히 목소리가 없는 사람들에게 목소리가 돼주는 라이브 트랜스크라이브는 정말.
그들이 안드로이드 원 시리즈나 크롬북으로 저가 스마트폰과 노트북 PC를 만드는 것도 그렇고. 구글 하드웨어를 좋아하는(?) 이유도 사람을 향하는 IT와 접점이 있다고 생각해서다. 다만 AI 카메라 구글 클립은 제외한다. 일단 싸지도 않고 출시하자마자 사는 호구 짓을 저질렀더니 기기도, 앱도 단종한다고 하니. 구글 하드웨어 한풀이는 따로 할 생각이다. 아무튼 실습하고 나서 울렁이는 마음을 다독이며 후기를 써봤다.파인만 교수도 그렇고, 조코딩님도 그렇고 과학과 기술 대중화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 모두 멋지다. 글을 쓰든, 영상을 찍든 '모든 일의 귀결은 소통을 잘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