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족이 함께한 소중한 시간
큰 아들이 작년 7월, 둘째가 올 9월에 전역을 해서 몇여 년 만에 네 식구가 모여 오키나와에 다녀왔다. 10월 말에 호텔 및 항공편을 예약하고 그 외 스케줄은 아들들이 준비했다. 기간은 4박 5일, 무엇보다 자식 키운 맛이 난 건 큰 아들이 운전을 다 했다는 것. 오랜만에 편안한 여행이었다.
첫째 날,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공항으로 출발. 로밍, 짐 맡기고, 아이쇼핑 후 비행기 탑승, 오키나와에 도착하니 비가 오고 있다. 가만히 생각하면 난 꼭 어디 가면 비가 온 기억이 많다. 왜 그럴까? 와이프는 항상 말하는데 '비를 몰고 오는 남자-'라고..
렌터카를 받기 위해 업체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타고 업체에 도착해서 여러 서류에 사인을 하고 차에 탑승, 좌측 기준 도로라 헷갈리만도 한데 큰 아들은 운전을 곧잘 한다.
처음 방문 한 곳은 '오니카와 월드'인데 여러 형태 종유석이 있는 '옥천동굴'을 20분 정도 보았다. 다양한 모습에서 여러 형상을 상상할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 본 몇 개의 동굴과 차이를 굳이 말한다면 높이가 높다는 느낌이 들었다. 동굴을 나와 여러 형태의 식물과 가옥, 파충류를 볼 수 있는데 나가면서 보게 된 거북이 두 마리가 가짜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주욱 목을 빼면서 움직여 깜짝 놀라기도 했다.
이렇게 비 오는 와중에 약간의 불편함 속에서 구경을 하고 나왔다. 참, 뻥튀기 같은 과자를 한 봉지 사서 먹었는데 많이 달지 않아 맛있었고 간식용으로 좋아 보였다. 아마도 600엔 정도 한 것으로 기억한다.
다시 차를 타고 1시간 정도 이동하니 호텔에 도착, 이번엔 돈을 좀 더 내더라도 방 2개를 예약했다. 바삐 여행을 다니다 보면 피곤한 몸을 다시 재충전하려면 잠을 잘 자야 하고 아무래도 여자 혼자인 와이프를 생각해서라도 좋을 것 같아서이다.
체크인 하고 방에 들어오니 깔끔하고 욕조도 있어 좋았다. 짐을 풀고 다시 나와 호텔 근처의 아메리칸 빌라지로 향했다. 저녁을 먹기 위해 라멘집에서 갔다. 여러 종류의 라멘을 시켜 먹었는데 고기 육수가 가진 특유의 향이 많이 나지 않아 먹을 만했다. 그러나, 와이프는 만두를 먹었다. 라면을 먹고 주변을 돌아본 뒤 편의점에 들러서 맥주, 생수, 과자 몇 개를 사고 들어와서 가져온 컵라면과 김치로 저녁을 마무리했다.
저녁 식사 자리를 정리 후 새벽 4시부터 움직여서인지 피곤해서 욕조에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근 후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펑'하는 소리가 들려 창밖을 보니 화려한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매주 토요일마다 밤하늘을 향해 폭죽을 터뜨리는데 휘황찬란한 모습을 한 동안 멍하니 쳐다보았다. 불꽃쇼가 끝나니 급작스럽게 졸음이 쏟아져서 그대로 침대에 몸을 던져 잠들었다.
< 옥천 동굴 >
둘째 날,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흐렸는데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일어나서 씻고 어제 검색해서 봐두었던 브런치 가게에 들렀다. 각자 선택한 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오늘 여행지에 말하고 나온 음식을 먹었는데 고소한 커피와 함께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풍겨져 나오는 온기, 량 그리고 냄새는 아침으로 먹기에 적당하였다.
식사 후 소화도 시킬 겸 호텔 주변의 해안가를 걸으면서 스탠드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주차장에 와서 차를 타고 첫 번째 목적지인 이온몰에 왔다. 이온몰은 종합 쇼핑몰인데 여러 전시 및 판매되는 물품을 보았는데 관심을 끄는 것이 없어 구경만 하고 나왔다.
다시 차를 타고 오늘의 첫 목적지인 슈리성에 도착했다. 성터와 옛날 건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본 건물이 재건 중이었고 성의 정상에 올라가서 오키나와 도심지를 보았다. 별 감흥은 없었는데 단지 높은 곳에 올라와 아래를 보면 느낄 수 있는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이리저리 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몇 개 기념품도 사고 내려왔다. 날씨가 쌀쌀해서인지 아니면 어제의 피곤함이 덜 가셔는지 따뜻한 아랫목이 그리웠다. 관광을 마친 후 호텔에 돌아오는 길에 CoCo 이치방야에 가서 카레를 먹었는데 내가 시킨 것은 매워서 먹는데 땀을 많이 흘렀지만 맛있었다. 카레밥, 카레면, 카레 크로켓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고 카레를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적정한 가격에 맛을 느낄 수 있다.
호텔에 들어와서 잠시 쉰 후 호크레 근처에 있는 아메리칸 빌리지에 가서 여러 가게를 들러 판매하고 있는 제품(옷, 기념품)을 보고 길거리를 거닐었다. 꼭 우리나라의 외국풍을 재현한 거리와 비슷한 풍경을 가지고 있었고 관광객이 많았다. 마침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다양한 조명으로 건물을 꾸며서 길거리가 휘황찬란하였고 이를 들여다보는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한 참 걷다가 저녁 시간이 되어서 로컬바에 가서 햄버거, 스테이크를 주문해서 먹으면서 현지 맥주인 오리온 맥주를 마셨다. 맥주의 풍미는 좀 약했는데 부드럽게 넘어갔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길거리를 구경 후 장거리 이동의 여파가 계속 남아 호텔에 들어왔는데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 한국에서 가져온 컵라면과 김치를 먹었는데 한국 사람만 느낄 수 있는 맛이다. 내일 일정을 듣고 방에 들어와 씻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 슈리성 >
< 아메리칸 빌리지 >
셋째 날, 아침에 일어나 대중 옷을 입고 호텔 주변 해변을 산책했다. 새벽에 비가 와서 인지 조금 쌀쌀했지만 철썩거리며 부딪히는 파도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 없이 멍히 보다가 다시 호텔로 들어와 씻고 모닝커피 한 잔 후 오늘 일정을 시작했다.
처음 도착한 곳은 오키나와 추라우미 수족관이다. 수족관은 우리나라의 어느 수족관과 크게 다를 바 없으나 고래 상어와 야외에서는 돌고래와 거북이를 볼 수 있었다. 돌고래 쇼는 시간이 맞지 않아 보지 못했지만 관광객이 돌고래한테 먹이를 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수족관의 다양한 물고기 구경도 좋지만 수족관 밖에서 바라보는 바다가 더 아름답게 볼 수 있어 좋았다.
다음 장소는 '코우리 대교'와 해변가인데 고즈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해변가에 사진을 몇 장 찍고 나왔다. 큰 감흥은 못 느꼈지만 주변 산에 지어진 다양한 집 모양이 더 관심 있게 보고 왔다. 아점을 먹기 위해 CoCo 레스토랑에서 오므라이스와 함박스테이크 먹고 주변에 있는 돈키호테를 잠시 들른 후 다음 목적지로 출발했다.
도착한 곳은 '만좌모'이다. 꼭 거제도의 '바람의 언덕'과 제주도 '성산일출봉' 그리고 울릉도의 해변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만 명이 앉아도 되는 풀 밭 앞에 거대한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는데 코끼리를 닮은 석회암 바위를 볼 수 있다. 바다에서 불러오는 시원한 바람과 절벽에 부딪히는 파도가 볼 만한 곳이다.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사서 경치를 즐긴 후 주차장으로 갔다. 저녁을 호텔에서 먹기 위해 장어집에 들러 포장한 후 패밀리마트에 들러 김밥, 라면등을 산 후에 호텔에 들어왔다.
오늘 일정이 좀 일찍 끝나서 호텔 실내 수영장에 갔다. 수영장 안에는 한국 관광객 한 가족이 있었다. 나는 물놀이를 좋아하는데도 수영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매번 수영을 배워야 하는데 하면서도 뒤로 미루고 있다. 그런데, 관광객 가족분 중 할머니께서 수영을 하시는데 부드럽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니 정말 부러워서 한 동안 지켜보았는데 다시금 수영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만 돼 새겨여진다. 잠수 몇 번하고 근처 사우나에 들어갔다. 한 20여분을 있었는데 땀을 흘리면서 피곤이라는 노폐물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어 몸의 컨디션이 좀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샤워를 마친 후 방에 들어와 포장해 온 장어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3일 동안 다녀온 여행지에 대한 소감과 내일은 종일 쇼핑 시간이라 무엇을 살지 의견을 나눈 뒤 방에 들어왔다.
이른 저녁 시간이라 와이프와 함께 간단한 옷을 걸친 후 해변을 걸었다. 가보지 않은 반대편 해변가를 거닐면서 근방에 있는 식당과 기념품 가게를 본 후 좀 더 걷기 위해 호텔 주변으로 방향을 틀었다. 차를 타면서 지나쳐온 거리와 건물을 천천히 걸으면서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가게의 다양한 인테리어와 팔고 있는 물건을 보면서 걸으니 1시간이 훌쩍 지나가 다시 호텔로 방향을 잡고 걸어오면서 연인과 가족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행복한 모습이 우리 부부에도 투영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 추라우미 수족관>
< 만좌모 >
넷째 날, 벌써 내일이면 귀국해야 한다. 시간은 이럴 때는 왜 이리 빨리 가는지... 차를 타고 먼저 들른 곳은 아시비나 쇼핑몰, 아웃렛이라 보면 되는데 여러 매장을 들르면서 구입한 것은 운동화와 옷을 구입했다. 연말이어서 인지 옷은 세일을 많이 해줬다. 배가 고파서 쇼핑몰에 있는 음식점에 들러 스테이크 먹고 다음 행선지인 국제거리에 도착했다.
주차를 하고 'CARTOLERIA'라는 문구점에 들러 사고 싶었던 미쓰비스 유니의 '쿠루토가 다이브 샤프'를 둘째 아들 것과 같이 2개를 구입했다. 한국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약 25% 정도 싸게 살 수 있었다. 다음에 들른 곳은 '드럭 스토어'. 여기서 파스, 연고, 화장품을 구입하고 마지막에 들른 곳은 '돈키호테'이다. 여기는 일본 관광을 하면 누구나 방문하는 곳일 것인데 다양한 식료품, 화장품 등을 면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각자 바구니를 들고 사야 되는(사고픈) 품목을 찾아 담기 시작했다. 찾지 못하는 품목은 주변 점원에 물어 찾았는데 점원분들이 너무 친절해 고마웠다. 모든 것을 찾아 계산을 하고 보니 커다란 비닐봉지가 가득하여 있었다.
쇼핑을 마치고 오키나와에서 마지막으로 간 곳이 '우미카지테라스'이다. 공항 근처 해변인데 청명한 날씨아래의 바다를 보니 가슴이 탁 트였다. 커다란 비행기가 산 너머로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사진을 찍어 보는데 눈으로 보는 것과 차이가 있어 여러 번 찍어 보지만 사람 눈에 보이는 광경과는 차이가 많이 나는 것만 확인할 수 있었다. 주변 의자에 앉아 잔잔한 바다와 해변을 거닐고 있는 사람들을 보는 여유를 즐긴 뒤 차를 타고 호텔에 쇼핑한 물건을 두고 잠시 쉬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왔는데 일본에 왔으니 초밥을 먹자고 해서 초밥집에 들러 빠르게 초밥과 맥주 한 잔씩 먹고 아메리칸 빌리지를 돌아다녔는데 와이프가 눈여겨본 공예품이 '호타루 가라스'를 사기 위해 여러 기념품샵을 들른 후 팔찌를 구매했다. 푸른빛이 신비롭게 빛나는데 오키나와 여행의 추억을 담을 수 있어 보기가 좋았다.
오늘 일정을 마치고 들어오는데 저녁으로 먹은 초밥이 양이 작아서인지 호텔에 들어오는 길에 핫도그, 치킨 조각을 사서 방 안에서 남은 컵라면과 김치와 함께 먹으면서 오키나와의 마지막 밤을 이야기하면서 일정을 마쳤다.
< 국제 거리 >
< 우미카지테라스 >
다섯째 날, 오키나와에서 마지막 날, 1시 비행기라 아침 일찍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나섰다. 빌린 차를 반납하기 위해 먼저 주유소 들러 기름을 가득 채우고 렌트 업체에 도착해서 차를 반납하고 공항버스를 타고 나하 공항에 도착했다. 혹시 몰라 캐리어 가방 무게를 측정해 보았는데 쇼핑한 물건이 제법 되어서인지 규정 밖의 무게가 나와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비싼 값을 치르고 가방을 하나 더 구매했다. 여행 떠나기 전 1인 1개 가방을 가져갈까 하다가 3개만 가져왔는데 후회막심하였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출국 신고를 하고 면세점에 들러 남은 여행비용으로 과자, 사탕, 술을 산후 귀국 비행기 탑승하여 인천에 들어왔다. 인천에 들어오니 오키나와의 날씨와 다른 차가움이 피부에 닿았지만 시원한 느낌이 들어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까지 4박 5일의 오키나와 가족여행을 적었다. 크게 관광이라 할 수 있는 부문은 없다. 그렇지만 몇여 년 동안 두 아들의 고등학교의 학업과 군대 때문에 가지 못한 4명이 함께한 여행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간이었다. 여행을 마치고 다음날인 오늘, 이 글을 쓰는 시간에도 집에는 '와이프와 나' 둘만 있다. 언제 다시 가족 전체가 이번 여행처럼 오래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번 여행은 '소중함'이라는 무형의 보물로 가슴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