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라멘가게에서 브랜딩을 배우다
멘야 이노이치.
2013년 혜성같이 등장해 교토 라멘업계를 평정한 자태공인 교토 최고의 라멘 집입니다. 보통 교토식 라멘은 닭뼈나 돼지뼈, 간장으로 우려낸 육수를 사용하는 반면 이노이치는 100% 해산물 육수를 사용해 맛의 차별화를 구축했습니다. 또한 토로로 다시마, 가다랑어포 등 교토 요리에 들어가는 고급 재료를 활용해 감칠맛까지 제대로 구현했죠. 특히 고명으로 내놓은 0.01mm 사이즈로 아주 얇게 슬라이스한 가다랑어포가 국물에 녹는 순간, 맛의 신세계가 입 안에서 펼쳐집니다.
한편 이노이치는 맛과 함께 새로운 라멘집의 스탠다드를 구축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마치 고급 쿄-료리(교토 요리) 식당에서나 볼 수 있는 세련된 인테리어는 물론 맥주를 주문하면 공짜로 제공하는 오토시, 따뜻한 물수건 제공 등 기존에 라멘 가게에서는 볼 수 없었넌 체험은 최상의 맛을 경험하는 MOT (moment of truth)를 이룩해냅니다.
가끔 본인이 공간 디렉터, 식당 브랜딩 전문 디자이너 혹은 브랜드 전문가라고 칭하는 분들과 대화를 하게 되면 저는 발미에 꼭 이 곳을 한 번 가보길 권하는 편입니다. 그들이 펼치는 브랜딩에 대한 주장도 일리가 있지만 어쩐지 눈에 보이는 요소에만 신경 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MOT 의 순간을 실현시키는 요소는 눈에 보이는 요소들로만 이뤄낼 수 없습니다.
고객은 눈에 보이는 요소를 구매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에 의해 만족감을 훨씬 더 느낍니다. 그걸 생각하면 성공적인 브랜딩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게 보이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