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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어 Mar 23. 2021

나는 종교가 없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종교란 신이나 초자연적인 절대자 또는 힘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인간 생활의 고뇌를 해결하고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문화 체계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을 신봉하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중학교 시절에 일요일마다 교회를 다녔었지만 신앙심이 깊어서 다녔던 것은 아니었다. 친구 따라 강남간다고 친구 따라 교회를 다녔다. 일요일마다 친구랑 만나서 노는 것도 좋았고 교회에 가면 야쿠르트와 초코파이를 먹을 수 있었다.



예배 드리는 시간은 지루했지만 견딜 만 했다. 매주 참석하면 달란트를 모을 수 있는데 몇달에 한번씩 달란트 시장을 열어서 필요한 것들을 달란트로 구매했다. 어린 나이에 갖고 싶었던 문구 제품도 갖을 수 있었고 교회 안의 어른들도 모두 따뜻하고 친절하게 잘 다해주니 교회를 안 다닐 이유가 없었던 것 같다.



일요일 아침이면 아침 7시에 시작하는 디즈니 만화를 보고 나서 아침을 먹고 집 앞으로 교회 차가 오면 타고 갔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니 교회의 서비스가 아주 대단했다. 집앞으로 모셔오고 교회 예배가 끝나면 집까지 차로 데려다 주는 시스템이었다.



중학교에 올라와서는 친한 친구의 아빠가 목사님으로 활동하는 교회를 다녔다. 학기 중에는 잘 다니다가 방학이 되면 나는 결석(?)을 했다. 집으로 오는 친구의 전화를 묵살하기도 하고 그때부터 교회 가기가 싫었던 것 같다. 나이가 차면서 예배 시간을 점점 못 견뎌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나의 교회 생활은 막을 내렸다.



그리고 성인이 되고 나서 또 친한 친구의 손에 이끌려 교회에 한번 방문한 적이 있다. 친구는 절실한 기독교인으로 나에게 항상 전도를 해왔고 우연히 친구의 교회에 가는 날이 있었다. 예배를 기다리면서 계속해서 친구에게 밥은 언제 먹느냐고 재촉하며 물었다. 친구가 예배 끝나고 나오는 밥이 맛있다고 해서 따라갔었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그날 나의 모습을 보고 다시 밥 언제 먹냐는 재촉을 받기 싫어서 그런지 다시는 나에게 교회가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종교가 없다. 절실한 나의 기독교인 친구는 너 나중에 교회 다니게 될수도 있는데 그렇게 종교를 절대 부정하면 어떡하냐고 물었었다. 그때 나는 사람 일은 혹시 모르니 "나는 종교가 싫어!"라고 외치고 다니는 것은 좋지 않은 걸까 하고 걱정했었다. 아직까지는 내가 종교를 갖는 일이 생기지는 않고 있다. 웬지 앞으로도 늙어 죽을 때까지 나에게 종교는 없을 것 같다.



어쩌다 구경하러 명동 성당 내부를 들어 갔었는데 갑갑해서 바로 나왔다. 그렇다. 나는 교회와 성당 같은 그런 건물 안을 숨이 막히고 답답해 한다. 조용하면서 정적이 흐르고 자유를 억압하는 예배 시스템이 싫다. 종교 관계자의 높은 분이 시키는 대로 일어나라면 일어나고 노래 부르라면 노래 부르고 기도하라면 기도하는 게 싫다. 높은 천장에 그러지 못한 답답한 인테리어 또한 숨막히게 한다.



내가 믿는 것은 내 자신 뿐이다. 나 자신을 믿는 종교가 있다면 나는 그 종교를 믿는 것이다. 힘든 일이 있다고 종교에 의지하는 것은 나약한 사람들의 한심한 짓거리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다면 가족들이나 나보다 더 나은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지 않는가.



종교의 발전을 위해 헌금을 하고 십일조를 내는 것 또한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종교 중에서 기독교를 제일 이해 못하는데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고해성사하고 나면 다 용서받는 듯한 태도가 못마땅하다. 고해성사를 하고 마음이 무거운 만큼 헌금을 하면 끝이라고 생각하겠지?



또한 주변의 모든 기독교인들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이기주의자들이 많다. 자신의 안위와 이득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 기독교인들은 유난히 주변 사람들을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잘 챙긴다. 생일이나 특별한 날이면 선물을 하는데 선물을 하고 끝이 아니다. 자신이 선물을 준 만큼 받지 못하면 서운해 한다.



준 만큼 받고 싶어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 심리라고 하지만 상대방이 원하는 것보다 벅차게 챙겨주고 자신도 그만큼 받고 싶어 한다. 기독교인들의 이런 특성은 내 주변 뿐만 아니라 내 친구의 친구 주변까지 있다. 나 같은 무교인인 친구와 만나서 기독교인에 대해 당해 온 만행들을 이야기하다 보면 끝이 없을 지경이다.







모든 종교인이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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