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공황과 여행 준비
다들 내가 '몽골에 가고 싶다.'라고 얘기하면 너는 참 오지를 좋아하는구나, 라는 식으로 회의적으로 대답했다. 몽골, 끝없는 초원이 펼쳐진 제국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곳이다. 어느덧 내가 연구실을 다닌지도 1년 반이 되어서야 하던 논문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미뤄왔던 취준생이 발 앞에 불덩이로 떨어졌다. 이 대공황 앞에서 답을 찾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았다. 또 일을 하게 되면 언제 이렇게 시간이 많이 빌지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장기여행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다 떠나보내고 새 출발 하자는 그런 마음가짐 말이다. 그렇게 여행 버킷리스트로 쓰였던 어딘가의 '몽골'에 떨어지게 되었다.
개도국에 무모하게 가는 것은 정말 정신적 육체적 부담이 많이 드는 일이다.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으면 여러모로 힘들다. 하지만 다들 몽골의 푸른 하늘과 끝없는 초원, 사막, 조금만 가면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 것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전혀 느낄 수 없는 여름의 쾌적한 건조함이란 한국으로 돌아온 나에게 여전한 그리움이다. 요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느끼는 인간 스트레스와 강제로 단절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곳이다. 그 대신 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를 아직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나라를 떠난 적이 없었기에 아무런 생각 없이 떠난 점도 없지 않아 있지만 이곳 사람들의 생활과 동행자 분과 내가 거의 죽었다 살아 돌아온 경험은 잊지 않고 남아있을 것이다.
여행을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와 이 글을 쓰는 것은 당연히 내가 몽골에서 겪었던 것들과 더 많은 최신 정보들을 공유하고 싶어서이다. 아직 한국에게 몽골 여행은 다들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여행을 다니면서 어디에나 있다던 한국인들도 북부 홉스골 여행에선 많이 보았지만 남부 고비에서는 많이 보지 못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5박 6일 정도의 짧은 투어를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된다. 나는 17박 18일을 하면서 남들보다 세배는 긴 투어 기간 동안의 정보들을 알려드리고 싶다. 전파도 안 터지는데 어디서 무엇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는 여행이기 때문에 더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마음을 먹고 진행하자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연구실 쥐꼬리 월급을 탈탈 털어 스카이스캐너로 최저 가격부터 알아봤다. 몽골이 가기 좋은 시기가 여름(6월~8월)이다. 7월 중순엔 나담축제라고 축제도 성대히 열린다고 한다. 위치상 몽골은 중앙아시아 내륙국이다. 바다라곤 아무 데도 없다. 다시 말하면 엄청 건조하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내륙성 기후로 건조하다.
현재 한국에서 몽골에 갈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이다.
1. 중국 베이징 입국 - 몽골 횡단 열차를 타고 몽골 울란바타르까지 가기
이때 필요한 건 중국 비자와 몽골 비자가 모두 필요하다. 중국 비자는 오만원 정도 든다고 넷상에서 본 것 같고, 몽골 비자는 90일짜리로 만 오천 원에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시간과 돈과 모든 여유가 되시는 분들은 괜찮은 방법 일지도 모르겠다.
2. 대한항공에서 취항한 인천-울란바타르 직행 이용
이때 비행기를 이용하여 걸리는 시간은 대략 3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몽골 비자도 당연히 요구된다.
3. 에어부산에서 취항한 부산-울란바타르 직행 이용
에어부산이라는 보다 저렴한 항공사를 이용할 수 있지만 부산까지 가는 비용과 만약 도착을 해도 부산에서 지내야 할 비용 기타 등등을 고려하면 만만치 않다. 2번과 맞먹는다고 생각했고 갑작스럽게 결정한 여행이었기 때문에 미리 계획했더라면 보다 싸게 비행기 표를 얻지 않았을까 한다.
비행기 표를 구매할 당시 나에겐 가장 여유로운 때는 6월쯤이었고 '여행을 가자!' 한 시기는 3,4월 즈음 되는 시기라 얼리버드 표를 예매하는 것은 실패했다. 아마 얼리버드 표를 사기엔 에어부산이 가장 싸다고 생각한다. 그때 당시 에어부산과 대한항공 직항 국적기 가격이 비슷해서 부산까지 기차 비용과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인천-울란바타르 직항이 더 나았기에 비행기표를 구매했다. 가격은 대한항공 국적기 이용, 왕복 약 63만 원쯤 소요했다.
몽골은 대부분 러시아산 푸르공을 타고 가는 오프로드 어드벤처 여행이므로 여행을 가려면 여행사를 반드시 끼고 투어를 예약하는 것이 좋다. 푸르공은 에어컨이 나오지 않으므로 추가금액을 더 내면 스타렉스 같은 에어컨이 나오는 차량으로 예약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여행사마다 다르므로 물어보는 것이 좋다. 우리 가이드의 말로는 푸르공이 오프로드를 달리는데 제일 좋다고 했다. 여행사를 알아보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맞는 일행을 찾아 숟가락을 얹는 방법도 있다. 여행이 22일의 장기여행이어서 상당히 많은 기간을 함께 해야 되기 때문에 일행을 구할 때 걱정도 많았지만 순조롭게 일행도 구해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몽골에서 투어를 하게 되면 대부분 게르 캠프에서 묵게 된다. 몽골 유목민들은 외부 여행자들에게 관대한 편이다. 그리고 중요한 건 게르 캠프에선 씻을 수 없다. 씻는 것은 마을의 샤워부스에서만 가능하고 추가의 돈을 더 주면 투어리스트 캠프로 숙소를 예약하면 아마 이쪽은 샤워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추가금을 내고 샤워를 해야 하는지의 여부는 투어를 예약하면서 담당자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래에 우리가 견적을 매겼던 여행사들을 공개한다. 친구랑 처음에 2명, 20일 견적을 먼저 냈으니 양해 부탁드린다.
우리가 가려고 했던 투어는 다음과 같은 클래식 투어이다. 중앙, 남부 고비사막을 거쳐 북부 홉스골 호수까지 갔다오는 투어이다. 출처는 홍고르투어(www.khongor-expedition.com)의 투어 목록에 있는 클래식투어를 참고했다.
Day 1. Baga Gazariin Chuluu ( small rocky formations)
Day 2. Tsagaan suvarga- White Stupa
Day 3. Yol Valley - Vulture Mouth National Park
Day 4. Bayanzag – Red Flaming cliffs
Day 5. Khongor Sand Dune
Day 6. Khongor Sand Dune – a camel riding
Day 7. Ongi Monastery ruins
Day 8. Drive to Orkhon Valley - Ulaan Tsutgalan waterfall
Day 9. Kharkhorin village and visit the Erdene Zuu Monastery
Day 10. Tsenkher Hot Spring - natural hot spa
Day 11. Terkh White Lake- via Chuluut Canyon river
Day 12. Terkh White Lake and the horse trip to Khorgo Volcano
Day 13. Drive to Moron city,
Day 14. Khatgal Village. Overnight in Ger Camp and prepare for horse trip.
Day 15. Start horse trip around Khovsgol Lake.
Day 16. Continue horse trip and visit reindeer spot
Day 17. Hiking through the shore, and short time kayaking to Khusliin Khad.
Day 18. Drive to Khutag Ondor and overnight there
Day 19. Drive to Amarbayasgalant monastery.
Day 20. Back to UB and have lunch on the way back
홍고르투어 (www.khongor-expedition.com) 는 론리플래닛에서도 나와있는 여행사이며 카멜투어게스트하우스(http://www.camel-track.com/)는 초록창에서 검색한 곳이다. 러브몽골(https://cafe.naver.com/lovemongol) 사이트에 가면 각종 여행사와 투어회사들이 있으니 참고 하시면 좋겠다.
2인, 20일 클래식 투어(인 경우에는 하루꼴 $90~110 달러 경비가 든다. 이 경비에는 삼시세끼 식사비, 가이드, 운전기사, 게르 숙박비용, 낙타체험, 승마체험, 국립공항 입장료 등등 모두 포함되어있다. 황야 무법자에 관광지가 얼마나 있겠는가. 가는 여행지는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여행사 대로 견적이 다르기 때문에 하루에 대략 최대로 11만 원씩 쓰는 셈이다. 대부분 높은 가격일수록 더 나은 숙소를 제공한다. 경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행을 구하는 것이 좋다. 단가가 천차만별로 많이 떨어진다. 다음 편에서 일행을 구하는 법이나 일정 조정을 위해 여행사와 컨택한 내용 그리고 얼마만큼 단가가 떨어지는지 알려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