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시작
누군가 말했다
이별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그렇게 SNS와 이별을 하고 나니 사진 찍는 빈도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글은 게시물 대신 노트에 끄적일 뿐 빈도는 별 차이 없었습니다. 달리 생각해보면 사진은 남을 의식해 찍어 올렸기 때문에 그 흥미가 다하자 정말 간직하고 싶은 것만 찍게 된 것이고, 글은 습관이자 제 진심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잘 하지는 않지만 제가 유일하게 손에서 놓지 않는 녀석이었습니다.
하지만
두려웠다.
사실 글만 올리는 블로그를 시작해볼까 몇 번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용기가 나지 않더군요. 글을 특출 나게 잘 쓰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요즘 세상은 인터넷도 무서운 세상이라 글을 올렸다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봉변을 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사들이 저를 가장 두렵게 했습니다. 셀럽도 아닌데 생각이 너무 앞서 나간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시대는 특정 인물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때 수사 대상 제1호가 SNS라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용기를 얻다
“매일 아침 써봤니?”
얼마를 망설였는지 그 기억도 아득해질 때 즈음 김민식 PD님의 “매일 아침 써봤니?”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만약 내가 브런치를 운영한다면 가상세계의 작은 복덕방 같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작가님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기준이 제 생각과 조금 비슷하더군요. 그 부분에서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번도 글쓰기가 취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적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글쓰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고 저를 움직이게 했습니다. 그래서 시작하려고 합니다.
1. 나만의 작은 공방을 만들자
손재주가 좋지는 않지만 예전부터 작은 공방을 차리고 싶었습니다. 손재주 좋으신 분들 작품을 대신 팔아 드리기도 하고 배우기도 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제가 만든 컵케이크를 팔기도 하고 가족과 지인들이 차 한잔하며 부담 없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그런 곳 말이에요. 특별한 날에는 작은 파티도 열 수 있는 복덕방 같은 공방을 여는 게 제 목표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그러한 가게를 열기에 부족함이 많습니다. 그래서 돈이 들지 않는 인터넷! 즉, 가상세계에 제가 꿈꾸던 작은 공방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비록 작품을 만들고 판매하거나 알리는 그런 공방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를 글로써 나누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누구나 편하게 들릴 수 있는 그런 옹달샘 같은 브런치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2. 정보를 한 곳에 함축하자
정보가 쓰나미같이 쏟아지는 세상에 살다 보니 얻고자 하는 정보들이 정신없이 흩어져 혼란스러운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제가 흔히 경험하는 일중에 하나를 이야기해 볼게요. 인터넷을 보다 지금 당장 필요한 정보는 아니지만 언젠가 필요할 것 같은 또는 좋은 글귀 들을 스크랩해둡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모은 정보들이 계속 쌓여 정작 필요한 순간에는 그 정보를 찾아내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엉켜 진짜 어떤 게 중요한지 판단하기도 어렵고요. 앞으로는 제가 얻은 정보들을 단지 스크랩에 멈추지 않고 카테고리별로 분류하여 그에 대한 생각을 적어 정보를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공유하려 합니다.
3. 더 깊게, 더 많이 배우자
어떻게 보면 2번과 같은 맥락일 수 있겠네요.
정보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전하려면 나름 검증을 걸쳐 잘못된 정보를 걸러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괜히 실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남들보다 한층 더 깊게, 더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을까요? 개인적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거나 토론하는 것이 좋은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찾아 공부하고 결론을 내려버리면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다양함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잃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제 글이 그랬습니다. 혼자만 끄적이던 글들을 모아보니 비슷한 시각, 생각뿐이었습니다. 발전 없는 낙서 수준의 글을 보는 사람이 없으니 잘 쓴다는 착각까지 하는 꼴불견이 되더라고요. 앞으로 글을 올리면 공감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비판하시고 지적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제 소신을 지키되 가르침은 달게 받을 것이며 그것을 계기로 더 많이 배우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4. 총 3가지의 카테고리를 만들 생각입니다.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것들
건강 이야기
제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이렇게 3가지 카테고리를 돌아가면서 써볼까 합니다.
주제 없이 아무 글이나 쓰기에는 통일감이 없을 것 같고, 한 가지 주제로만 쓰기에는 지루할 것 같아 3가지로 정했습니다. 각 카테고리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5. 꾸준함을 기르자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생관 중의 하나가 바로 ‘믿음 가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된다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지만 핵심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골손님이 많은 가게를 잘 살펴보면 가게 주인과 손님 간의 믿음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런 믿음은 한순간 생긴 것이 아니라 꾸준히 약속을 지키는 것에서 싹튼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꾸준함을 몸에 익히기 위해 일주일에 2번 글을 올릴 계획입니다. 첫술에 너무 많은 것을 욕심내면 지칠 것 같으니 다섯 번이 적응되면 임계점을 깨기 위해 몇 번이고 글을 올리겠습니다.
아! 인시가 늦었습니다. 저는 “유니콘이 사는 법”입니다.
많이 부족하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더 노력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이 브런치가 많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공방이 되면 좋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