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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anzan Sep 03. 2023

나의 동료들.



나의 동료들.


새로운 회사에 다른 분위기와 새로움에 적응하는 요즘,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 즐겁다. 여전히 관계는 서툴지만 그저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천천히 물드는 중이다. 어제는 현회사 직원들과 오늘은 전회사 직원들을 만나 오가는 시선과 이야기들 속에서 인간이 속해있는 집단에 대해 생각을 했다.

집단지성. 집단지성을 이끌어내는 분위기.

나는 지독하게 회사동료에 대한 운은 없는 줄로만 알았는데 지난 5년간 만난 내 직장동료들은 달랐다. 똑똑하고, 윤리적이며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나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배울 점이 있는 사람에게는 끊임없이 탐구하고 싶은 욕구가 들곤 하는데 지난 5년이 그러했다. 삶을 대하는 태도와 사회성, 부드러운 강인함, 신앙에 대한 끝없는 고민과 믿음. 종교뿐만 아니라 각기 생각이 다른데도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은 잘 배운 다정함들 같았다. 그들은 모르겠으나 내 기준에는 개그코드까지 맞았다. 사랑스럽다. 내 인간성과 사회성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으리라 -

새로운 회사에서는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면서 혼자만의 싸움을 진행 중이다. 여전히 지방은 '마케터', '디자이너' 각기 분야의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라 '디자인을 잘하는 마케터', '마케팅을 잘하는 디자이너'가 필요하다. 지방에서 마케팅 경력을 쌓는 게 정말 쉽지 않았는데 유지할 수 있었던 건 다른 분야에서의 성장이었다. 오히려 내 직업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여전히 부담이 되고, 이게 맞을까?라는 의문이 나를 감싸지만 또 이렇게 하루하루 성장해 나간다. 창작의 고통에 허덕이고 있을 때 이전 회사 동료들이 나의 빈자리에 대해 아쉬워하는 회사 입장을 들려주곤 하는데  왠지 모를 통쾌함이 든다. 내가 있었던 자리에 내 능력과 같은 사람을 앉히고 싶어 하는 것인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내 기를 살려주는 것이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괜스레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게 된다. 다음에 또 잘하면 되지, 첫 술에 배부를 수 있나? 하며 -

내게 힘을 주려고 하는 뻔한 말임을 알면서도 힘을 얻고,

내게 상처 주려고 하는 뻔한 말임을 알면서도 상처받고,

그렇게 오늘도 단단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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