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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기코끼리 Apr 01. 2019

벌님과의 신혼일기 #0

- 우리의 첫만남

 지난해 12월 15일 결혼식을 하고 드디어 나는 꿈에 그리던 아내가 되었다.

신혼여행 중 그랜드 캐년에서^^


 드디어, 결혼을 한다는 사실이 결혼을 준비하면서도 크게 와닿지가 않았다. 남편(벌님)이 말하는 것 처럼 나는 결혼이 목표인 현실과 안정을 추구하는 여자였다. 결혼에 큰 뜻이 없던 남편은 아마도 나를 사랑해 나의 뜻에 따라 준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고백하자면 남편을 만나기 전 몇번의 연애 실패로 연애와 결혼을 조금 포기 하고 있었다. 연애의 결말을 늘 결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남녀간의 허물이나 단점으로 분명 사랑으로 이해해주고 감싸 주어야 한다고 책에서 배웠다. 하지만 현실에서 사랑은 상대방의 단점이나 허물로 그 색과 빛을 잃어 갔다. 분명 내가 허물이 더 컸을 텐데 나는 상대방이 더 이상 이해가 안되고 감당이 안되면 조용히 떠나는 스타일의 사람이었고 나는 더이상 인내나 배려심 따위를 베풀고 싶지 않았다.

 

 사랑이라면 상대방도 분명 나처럼 나를 보듬어 주고 아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에 내가 배려 받고 이해 받는 다는 느낌을 주는 상대방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33살의 봄이 왔다.


 2017년 현충일, 소개팅, 그렇게 기대도 하고 나가지 않았고 남편에게는 말 못했지만 사실 만나지 말고 만난 것으로 주선자들에게 이야기 하자고 할려고 무척이나 고민했다.  주차가 어렵다며 백화점이 아닌 근처 15분이나 빗길을 걸어 그를 처음 만나러 가면서도 아니 진짜 이 사람 괜찮은 사람일 까 고민했던 밤이었다. 나는 평소 처럼 소개팅을 마치고 그를 태워다 주겠다고 애기 했다. 그 동안의 경험에 의하면 남자들은 여자들이 차를 태워 주는 것을 좋아 했으므로 또 비도 왔다. 그리고 집에 와서 잠들었다.


 사실 그 날 그린라이트를 받았다고 추후에 남편에게 애기 했지만 본인은 아마 평소 대로 한 것인 듯 하다. 늘 밝고 유쾌하고 배려심이 깊은 한 남자를 그 날 만났다. 혹자는 결혼 할 남자를 만나면 첫 눈에 알아 본다고 했지만, 그동안 실패를 반추 해보면 그를 한 눈에 알 수가 없다. 이미 나는 남자를 믿지 못하는 여가 되어 있었던 것이 었다.

 

 소개팅 날 우리는 대화가 꽤 잘통했다. 같은 직없과 비슷한 나이, 비슷한 경력에 사실 가치관과 인간과 세계관 까지 사실 많은 게 닮았다고 생각 했다. 그렇게 우리는 일년여의 연애를 기쁘게 마치고 험난한 결혼 준비기간과 신혼 여행을 거쳐 한 쌍의 부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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