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by hari

고등학생 때 나는 예고에 다녔었다. 우리 학교의 아이들은 다들 엄청 순수해서 일진이나 아니면 누구를 집단 따돌림하는 경우도 없었고(아마도?) 모든 아이들끼리 다 친구였던 것 같다.


나는 학생때 살짝 내향적인 성향이 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이 다녔던 아이들은 외향적인 편이었고, 사실 그게 나에게는 조금 불편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잘 어울리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고등학생 때에는 급식도 친구랑 같이, 같이 어딜 가고, 같이 무얼 하고, 이렇게 ‘같이’ 가 아니면 살짝 왕따같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그 인식 때문에도 친구들이랑 붙어다녔던 것 같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굳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친구랑 붙어다녀야 하나? 하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는 친구가 없어도 그냥 혼자 당당하게 다니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 때부터 혼자다니기 시작했다. 그게 고등학교 2학년 때의 일이었다. 급식 먹으러 가는 것 빼고는 매일 혼자다녔다. 실기실 갈 때에도 공부할 때에도 항상 혼자였다. 그런데 내가 고등학교 생활을 기억했을 때 좋았던 기억 중 하나가 이렇게 혼자다녔던 때였다. 자체 왕따? 라고 해야하나 ㅋㅋㅋ 그냥 완벽히 마이웨이로 스스로를 왕따시키니까 엄청 편했다. 그 때 음악과에 친한 친구가 나에게 와서, 나보고 너 왕따냐면서 웃으면서 말했던 기억이 나는데, 나는 스스로 왕따시키는 중이라고 말했던 것 같다.


그리고 묘하게도 아마 2학년 후반때 부터 새로운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연락을 하고 엄청 돈독하고 좋은 친구들로. 굳이 찾지 않았어도 좋은 인연이 알아서 들어왔던 것이다.


그 때 생각 하면 뭔가 혼자서도 당당하게 살았는데 애초에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좋은 것들은 알아서 들어오는 거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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