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사실 할 수 있는 건 그림그리는 것과 공부하는 것 밖에 없는데 프리랜서로 시작하자니 너무 막막해서 알바를 안 해 본 게 없을 정도로 정말 많은 일을 했는데,
그 때 당시 모든 상황들이 내 삶에서 가장 최악의 것들이 있어서 나는 한 푼 없이 아무에게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시작했다. 사실 누구나 그랬겠지만 그 때를 생각해보면 너무 아슬아슬하고 누군가에게 의지할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게
너무 힘들었던 것 같고, 내 소원 중 하나는 작업실이 있는 것이었다. 추후에는 공동 작업실이 생기고 지금은 혼자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건 사실 나에게 있어서 꿈이었던 것 같다. 어찌보면 참 별 것 아닌 꿈일 수도 있는데,
사실 그림을 그리는데에는 정신적인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데 거기에다가 일도 잘 못하고 일도 여러개 해야 하고 그에 따른 책임감도 막중해서 겁이 많이 났었던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참 다행인게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많아서
항상 친구들과 함께 행복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기간들이 암흑같지 않았고 자연 속에 있는 무작위의 꽃처럼 아름다웠다.
사실 작업자로 산다는 건 어찌보면 힘들기도 하고 어찌보면 정말 행복한 일이다.
누구나 가진 직업은 아니고 그리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일도 아니므로 누군가에게 공감을 얻고자 하는 노력은 이제 하진 않지만 여하튼 여전히 이방인 같은 건 똑같은데, 거기에서 내가 그냥 그대로 수용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일과 작업과의 조화가 정말로 중요한데, 아직도 그 중간 기점에서 나는 조율중이고 계획중이다.
그래도 감사한 게 나에게 있어서 정해진 길이라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아무리 힘들어도 나를 붙잡는 무엇인가가 있고, 그걸로 인해서 스트레스 받고 힘들더라도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건 그것들이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넘어져 있을 때에는 결코 일어설 수 없을 것만 같이 무력한데,
한 번의 파도가 다시 와서 나를 일어나면 안 되게 상황이 만든다. 그 때에는 나 홀로 날려고 분주하게 일하고 분주하게 작업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과정 속에서 몸은 고되더라도 정말 행복하다.
어제 세리에게 나는 그림을 왜 그리지? 하며 곱씹어 보았는데 사실 의미도 없고 의도도 없다. 터무니 없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여전히 좋다. 사실 나도 모르겠지만 그냥 여하튼 그림에게 고맙고 슬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태어나마자 내 곁에 있어 주어서 고맙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침울한 것 같은 대도시 속에서 그나마 내가 순수하게 존재할 수 있는 의미 중 하나인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여전히 겁도 많고 예민하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해 나갈 것 같다.
한계라는 것들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것들은 결국 그저 말일 뿐이며 행동하는 건 본인 자신이다.
난 튼튼하고 힘이 있다.
아까 낮잠을 자다가 슬프지 않는데 울었다. 내가 우는 게 아니라 잠자고 있는 내가 울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서 정말 놀랍고 신기했는데,
나도 모르는 진심이 운 것 같다. 종종 나에게 오시는 할머니가 내 곁에 오늘도 오셨다.
그게 진짜인 진 모르겠지만 결국엔 그냥 나보고 집착하지 말라고 하셨다.
삶이란 아직도 참 모르겠다.
사랑한다고 잡을 수도 없고 사랑해서 잡지 않으면 나에게 온다.
진짜로 죽을 것 같을 때 사람은 결코 죽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결국엔 죽는다.
그래서 남는 건 무엇일까? 그건 본인의 선택일 뿐이다.
나는 그냥 많은 걸 다시 사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