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by hari

사실 나랑 안 어울리는 노래라는 걸 나도 안다 (ㅎㅎ)

하지만 많이 소중한 노래다. 현지가 지갑 잃어버리고 남자친구랑 헤어져 아파했을 때였다. 나는 그때 아팠었나? 기억이 잘 나진 않는다.

동현이랑 현지랑 처음 만난 날, 유월 유일이었다. 나는 현지랑 바에 있다가 동현이한테 전화가 왔는데 홍대에서 술 마시다가 이태원으로 넘어온다길래 알겠다고 했다. 포마드 머리를 하고 왔다. 동현이가 그렇게 취한 건 또 처음봤다.

비가 많이 왔던 날이었는데 바 밖에서 담배를 피우려고 나갔다. 건물 출구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가 어떤 정신이 이상한 분이 우리에게 찝쩍거렸고동현이는 저 사람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그저 정신이 아픈 사람이기 때문에 화내지 말고 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동현이가 가끔 이럴 때마다 정신나간 세상 속에서 정직한 척 하지 않고 그저 애 자체가 곧고 직선적인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 아이가 좋다.

그 아저씨는 동현이에게 우산이 있냐고 물었고 동현이는 우산 엄청 많아요 라며 말했는데 그 눈빛이 묘해서 아직도 생각난다. 굉장히 묘했다.

그러고 동현이를 집에 보낸 다음에 현지와 나는 깨달았다. 현지 카드가 또 없어졌다. 현지는 많이 아파했다. 자책하는 것 같았다. 지갑도 잃어버려서 카드 재발급을 했는데 또 잃어버려서 그랬던 것 같다. 아파했다. 그래서 지하에 있는 술집에서 소주를 마셨다. 내 마음도 무거웠던 것 같다. 그리고 보슬비가 내렸다. 밖에 나갔고 현지는 후회할 것 같다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회상이 나왔다. 그 장면이 너무 꿈같았다.

그때부터 산울림 회상이라는 노래를 우리의 노래라며 현지에게 추천해줬다. 노래방에서도 불렀고 우리가 술에 취하지도 않았으며 밖에서 방방 뛰어다니며 어깨동무를 하며 부르기도 했다. 발을 맞추며 뛰어다녔는데 내가 우리를 보고 우리는 악에 찌들은 어린 순수한 아이같다고 말했다. 그 표현이 우리에게 제일 적합하다고 느껴졌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사는


우 떠나버린 그사람~ 우 생각나네~ 우 돌아선 그사람~ 우 생각나네~ 묻지않았지 왜나를 떠났느냐고 하지만 마음 너무아팠네 이미 그대 돌아서있는 걸 혼자 어쩔 수 없었지 미운건 오히려 나였어


직설적인 가사인데 담담하고 담백해서 더 마음에 와닿았다. 누가 떠나가거나 내가 누구를 떠나갈 때마다 현지 앞에서 이 노래를 불렀다. 너무 마음 아플 때는 가사를 바꿔 불렀다.


우~ 떠나버린 그사람~ 우~ 생각안 나~


이 노래는 우리의 추억이고 현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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