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ri Jul 26. 2024

박하리, 맨발산책

감각 느끼기

2024.7.24


   피렌체에 있을 때 공원 산책을 아침에 두 시간씩 했다. 그래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맨발로 산책하며 강따라 지어진 집들을 구경했는데, 통 유리창으로 되어있는 집의 철창을 내리면 그래피티가 써 있어서 예뻤다.

   오늘 서초의 몽마르뜨 공원에서 맨발 산책을 했다.

   자연은 편안하면서도 불편하고 위험 투성이다.

   자연은 그 자체로 존재하며 산다.

   죽으면 죽고 다치면 다친다. 그 사실이 전부다.

   맨발 산책을 하면, 엄청 살아있는 느낌이다.

   비가 온 뒤라 촉촉한 흙이다. 하지만 거칠어서 천천히 걸어야 한다. 물을 발견해서 담궈 있었는데 엄청 개운하고 차다.

   그리고 살아있다. 행복하다. 모기가 날 물고 거미줄에 걸렸다. 그래도 좋다.

   여러 벌레들이 지저귄다. 그런데 신기하게 그게 소음으로 들리지 않는다.

   점점 해가 져서 경외감에 드니

   이제 집에 갈 시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박하리, 비선형적 방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