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by hari

지식은 맹목적으로 취하는 게 아니라 사랑이 있을 때 그것이 살아서 움직입니다.


어렸을 때 나는 공부를 그렇게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호기심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사물이나 사람 등을 관찰하는 걸 무척 좋아했다. 어떠한 현상을 관찰하는 것도 좋아하고

그것이 나만의 지식으로 스며드는 것에 있어서 엄청난 발견을 한 듯 사랑했던 것 같다.


그렇게 탱자탱자 놀다가 그렇게 놀기만 하면 너는 고등학교 제대로 못 간다는 담임쌤의 말씀을 듣자마자 혼자서 충격받고 중학교 1학년 말부터 공부를 시작했던 것 같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나는 공부가 좋았다.


언제나 나는 미친듯이 천재도 아니고, 누구보다 월등히 뛰어나게 공부를 잘 하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애매한 포지션(?)으로 공부를 잘 한다고 생각하는데,

고등학교에서 전교 2등을 주구장창 하거나(예고라서 순위권이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닌 거 같다 인문계 아이들은 너무 치열했으니까)

인서울은 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서울의 대학교들 중에서 중간 포지션의 우리 대학교에서 수석을 하거나, 이런 식으로 공부를 잘했던 것 같다.

나는 천재는 아니다. 그렇지만 무언갈 좋아하면 그것을 거의 맹목적으로 미쳐서 공부를 한다. 그냥 언제나 그게 재밌고 좋았던 것 같은데, 나는 그걸 광기의 힐링이라고 하기도 한다.

광기를 부리면서 힐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생 때 공부를 하다가, 물론 공부가 좋았지만, 사람들마다 각자 자신만의 울타리 안에서의 관념이 있기에, 그것이 매우 강하면 누군가를 무시하거나 누군가의 지식을 무시하거나

누군가의 작업을 인정해주지 않다거나, 누군가를 자신의 울타리 속에 들여놓지 않거나, 자신의 관념 안에 있는 생각이 아니면 틀렸다고 하거나,

이러한 방식으로 지식을 쌓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 그 속에서 나는 데였던 것 같다.

그래서 그냥 행복하고 재미있게 학문을 연구하고,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다들 끙끙거리면서 노력하고 애쓰면서 산다는 생각에

이것이 무의식 시스템과 다를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면서 나는 그 곳에 들어가지 말아야지, 하면서 언제나

미술계나 어떠한 집단 사이에 절대 들어가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치중된 생각이나 편협한 사고 방식이라는 틀 자체가

너무나 고통이었던 것이다. 공부를 위한 공부를 하고 똑똑하기 위해 공부를 하는 건 그냥 죽은 것 같다.

나는 그냥 공부가 좋았고 누군가가 궁금했고 삶의 방식이 궁금했고 모든 호기심을 총 동원해서 세상을 탐구한다는 그 행위 자체의 아름다움이 좋았던 것 뿐이다.


나는 그래서 이것저것 짬뽕해가면서 탐구하고 있다.

사실 어떻게 보면 현학적이기도 한 나라는 사람은 그래도 여전히 공부가 좋고 단순한 것도 좋고 다양한 것도 좋다.

하지만 그 무리들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면 그냥 뻔뻔해지는 수밖에 없다.

누군가가 나의 작품을 무시하거나 자신의 방식대로 생각하면서 그게 틀렸다거나 라떼를 말할 때(?)

그냥 무시하고 지나치는 수밖에 없다.

나는 언제나 스스로의 생각이 있기에

그것과 충돌하면 그냥 스쳐 지나가는 수밖에 없다.

싸우거나 충돌하고 싶지도 않고

그냥 투명인간이 되고 싶다.

거기에 아무런 문제도 없고 단지 창조만 있다는 생각으로, 나의 방식대로, 미술이라는 이름 자체도 지워버리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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