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영
나는 과정보다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강요받는 (?) 삶을 지내왔다. 학생 때 콩쿨을 나가거나 시험을 봐도 모두가 과정보단 좋은 상, 높은 등수, 합격 등 결과를 원했고 중요시 생각했다. 열심히 하는건 당연한거고 열심히 그리고 잘해야한다고 했다. 그럴 때 마다 속으로 ’과정이 더 중요한거 아닌가? 내가 무슨 마음으로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도 모르면서‘ 라며 투덜대기도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나에게도 매우 좋은 성과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만족할 만한 성과들이 찾아왔다. 그리고 하나의 성과가 났을 때 부터는 무슨 게임에서 부스터 아이템을 받은 것 처럼 참가하는 콩쿨, 실기시험, 오디션 같은 것에서 다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과정들이 쌓이고 쌓여 하나 둘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
어떤 일을 하던지 조급해하지 않고 과정들을 하나 하나 내 것으로 만드는 시간이 꼭 ! 필요한 것 같다. 그때를 잘 견뎌야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게되고 슬럼프도 잘 극복할 수 있게 된다.
내가 티칭을 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초반엔 나도 내가 투덜거렸던 어른들 처럼 내 학생의 결과가 무조건 좋아야한다는 조급함이 있었다. 그래서 학생들을 다그치기도 하고, 내 자신이 여유가 없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단숨에 잘되면 너무 좋겠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기둥이기 때문에 그게 오히려 더 불안하다. 과정들이 없으면 기둥이 무너졌을때 다시 쌓아 올리는 법을 모를 수도 있고, 정성을 들여 나만의 과정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포기도 쉽게 된다. 나만의 것이 있다면 쉽게 포기 할 수 없다.
몇년전 대학원 리싸이틀을 준비할 때 핑거링, 테크닉, 다이나믹 등 요소들은 다 갖췄는데 계속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정말 기본기만 연습했다. 그랬더니 연주 당일에는 교수님들도 일주일 사이에 다른 사람이 됐다면서 무슨일이 있었냐, 어떻게 했냐 물어보신 일도 있었다.
그때 다시 한번 기본기의 중요성을 깨달음과 동시에 어릴때 친구들은 다 화려하고 멋있는 곡을 하는데 나만 기초적인 곡을 하고, 나만 재미없는 곡을 해서 그때는 그게 참 싫었는데 나에게 그런 시절이 없었다면 이렇게 내 기둥에 구멍이 났을때 채우는 방법을 못 찾았을 것이다.
과정과 결과 중 뭐가 더 중요한지를 생각하는게 아닌 과정이 있어야 결과도 있는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정을 등한시 하면 결과도 없을 것이다. 모두가 나만의 것을 만드는 중이기 때문에 결과가 빠르게 안나온다고 속상해 할 필요도 없고, 무너질 필요는 더더욱 없다. 언젠간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