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여라는 말을 함부로 못 썼다. 왜냐하면 그에 따른 책임이 어마어마한데, 나는 책임 지지 못할 말을 입 밖으로 뱉지 못한다.
창작을 하고 전시를 하다보면 어느 지점에서 막힐 때가 있다. 내가 어느 부분까지 올라가고 어떤 작가가 되어야 하는 거지? 돌이켜보면 다 틀이기도 하다. 자유로워 보이는 형상 내면에 억압이 있을 수도 있는 게 바로 이름표이다.
그래서 나는 무엇으로 존재하건 일단 한 인간으로 그냥 내가 사랑하는 것에 기여하기로 결정했다. 어느순간 그개 자동적으로 착 하고 감겼는데, 그 부담스러운 단어가(여전히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어쩌면 나에게 아무거나 되어도 된다는 자유를 준다. 나는 어떤 것이어도 되고 어떤것이 아니어도 된다.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무엇을 사랑할 때 말이다. 그건 내 중심적 사고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줄 수 있을 지에 대한 사고로 변하는데, 스스로를 희생하지 않고 서로가 좋을 수 있는 방향이 제일 현명하다. 천국에 있는 사람들은 각자 자기가 잘났다고 허영부리지 않고 가장 사소한 것에 집중하며 서로를 돕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