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voit le rayon vert on est capable de lire dans ses propres sentiments et dans les sentiments des aut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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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관찰하는 걸 좋아한다. 관찰을 하면 많은 걸 알 수 있다. 그 사람의 습관이나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얼굴의 주름의 미세한 움직임으로 현재의 감각이나 감정을 파악할 수 있고, 그 사람이 생각하는 건 상태에너지로 표출되어서 그것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진 않지만 그 사람의 분위기를 표현한다. 그래서 그 에너지의 공간 속에서 한 개인은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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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마음, 움직임
어릴 때에는 무엇이든 집중을 잘 했는데, 많은 자극들이 생기면서 한 가지 집중하는 게 예전보다는 힘들어서 집중력 훈련을 몇년 간 했다.
집중 속에는 악한 목적이 없다. 단순히 선하게 존재하고자 하는 희망뿐이다.
나는 그것을 녹색광선이라고 칭하곤 했다.
스스로의 녹색광선을 발견하면 타인의 것도 바라볼 수 있다. 결국 녹색광선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게 하니라 우리를 이어주는 단 하나의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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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따라 요가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무엇이든 잘 하려는 욕심이 많은 탓에 요가도 잘 하려는 욕심을 부리곤 하는데, 그것보다는 그저 그 순간에 뿌리깊게 존재하면 잘 안 되던 동작도 된다.
나는 요가를 할 때 이미지로 시각화 하는 편이다. 한 발로 지지하고 서 있어야 하는 균형 자세에서는 내 몸의 중심지점을 상상하며 스스로의 움직임에 집중한다. 뿌리깊게 자리잡히는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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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하는 아쉬탕가를 좋아하는 이유는, 선생님께서 어디를 누르면 시원한지, 어디에 힘을 줘야하는 지 정확히 알려주신다. 오른쪽 햄스트링이 짧고 잘못 눌르면 부상위험이 있어서 나는 누르는 걸 싫어하는
편인데, 선생님은 누르는 느낌이 아니라 늘리는 느낌에 가깝다. 그래서 누를 수록 불안정한 게 아니라, 숨을 내뱉으면서 안정감있게 늘어나고 시원한 느낌이하서 너무 좋다. 수리야나마스카라를 할 때, 내 마음과 몸을 살필 수가 있었는데, 지쳐있는 마음에 숨을 불어넣어서 감사를 표하는 기분이었다.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수리야나마스카라는 산스크리트어로 ‘태양의 인사’를 뜻하며, 태양에 대한 경의와 존경을 바치는 요가 시퀀스입니다.
‘ 수리야’는 태양, ‘나마스카라’는 인사·경배를 의미합니다. 태양이 생명을 주는 근원임을 기리며, 우리 안의 신성에 대한 존경의 인사로 해석됩니다
오늘 정확히 이걸 느낀 거 같다.
오늘 전굴자세를 할 때 선생님께서 꾹 눌러주셔서 저 끝까지 내가 늘어났는데, 그 때 엄청나고 섬세한 따뜻한 사랑을 느꼈다. 요즘에 작업을 하느라고 사랑에
대해서 생각하고 상상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데 역시 사랑은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나도 모르는 순간 발견할 수 있는 거 같다.
오늘도 수련하면서 감사와 사랑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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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대한 키를 쥐고있다는 건 내가 스스로 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려운 것도, 귀찮은 것도 지금 당장 해야한다.
지금이다. 나중이 아니라 지금이다. 누구에게
의지할 수도 없고 떠넘길 수도 없다.
사랑받길 원하지 말고 사랑하고 받기를 갈망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최선을 다 하고 언제든 버려지기 전에 준비되어 있는 자세로 버리고 떠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하고 연구하고 곰곰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매일 똑같이 꾸준히 일정하게 안정적으로 하는 것 밖에 없다. 너무 지독하지도, 너무 무기력하지도, 너무 감정적이지도, 너무 이성적이지도 않게 그저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존재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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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에 대해서
예전에 신나서 뛰어다니다가 지갑을 잃어버렸다. 돈이 들어있었다.
해외로 진출해야지 꿈을 꾸고 있었고 그것이 실현이 되었고 나는 빠른 성공을 원했다.
되돌아보니 그렇게 어리숙할 수 없었다. 있는 돈을 소중히 안 하고 큰 것만 바라봤다. 난 충분했다.
경찰서에서 지갑을 찾았는데 내 돈만 빼가고 지갑만 덩그라니 있었다. 그리고 난 그 지갑을 버리고, 오사카 한정판 비비안웨스트우드 지갑을 샀다. 너무 소중해서 디올 파우치 속에다가 예쁘게 보관하면서 가지고 다니는 중이다. 예전에는 지갑을 던지기도 했는데 이제는 절대 그러지 않는다. 그리고 작은 돈을 소중히 대하지 않고 투정부리는 사람을 친구로 두지도 않고 곁에 두지도 않고 같이 작업하지도 않는다. 부실공사는 언젠간 무너진다. 기본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그것을 잘 다룰 줄 알아야 큰 것도 잘 다룰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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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감사를.
이 집에서 산 지도 오년이 되어간다. 약수 작업실을 비우고, 강남쪽에 일이 많아서 급하게 급하게 구한 집이었는데 이렇게 오래 살 줄도 몰랐다. 이곳으로 온 건 큰 이유는 아니고 그냥 일때문에 옮긴건데, 옮기고 나서 그 일을 관뒀다..인생이란..
사람들마다 우리집을 좋아하기도 하고 불편해 하기도 한다. 주로 전남친들이 불편해 했고, 예술하는 친구들이 좋아했고 일반 직장인들은 신기해했다.
내 꿈 중 하나가 별 건 없었고, 유동인구 많은 곳에서 집이 아닌 작업실 용도로 구할만한 장소를 항상 찾고 있었는데, 사실 나에게는 너무나 감사한 곳이다. 예전에는 친구들을 많이 초대하곤 했는데, 이젠 소중한 사람들만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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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없이 과정만 있는 것 같다.
그런 세상이 덧없긴 하지만 그걸 위해서 사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요즘엔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기꺼이 놓아주려고 한다.
작업에 미쳐있을 때에는 그것을 지속시키려고 삶의 균형을 맞추느라고 다른 일들도 많이 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되었다. 사실 현실적이지만, 항상 상상한다. 그리고 실현시킨다. 터무니없이 다가가지 않고, 터무니없는 꿈을 꾸면서 그걸 이루기 위한 목표를 잘게 쪼개서 지금 당장부터 실현시킨다. 그게 내현실이다. 그래서 박하리라는 자아의 현실은 꽉 막힌 에너지는 아니다. 온전히 지금 이 순간을 직면하면서, 터무니 없고 허무맹랑하게 사고하는 게 아니라,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지만 그걸 위한 아주 작은 행동 하나를 하고, 그걸 반드시 해낸다. 그게 내 현실이다.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 작업을 많이 하지 않으면, 내 안에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마음의 병으로 변한다. 그래서 내 속에 있는 것을 이로운 방향으로 분출해야 하는데, 그게 작업이다.